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edy Apr 05. 2024

퇴사하며 세웠던 계획을 갈아엎었다

삼성에서 퇴사할 무렵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일단 실현 가능성은 제쳐두고, 내가 현시점에 가장 원하는 게 뭘까?


아무리 고민해 봐도 정답은 하나였다. 나는 성격과 외모가 내 이상형에 가까운 연인을 만나서 백년해로하고 싶었다. 대단한 게 아니라서 미안하다.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그랬다.


내적인 부분은 서로가 서로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기만 한다면 많은 부분 맞춰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일단 외적인 부분에 대해 고민해 봤다. 지금은 생각이 약간 바뀌었지만 그 당시 나는 외모가 훌륭한 여성을 만나려면 나 또한 외모가 뛰어나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다른 것보다 일단 나의 탈모 이슈를 어느 정도 해결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하지만 흔히들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하는 탈모약은 먹고 싶지 않았다. 약에 메이게 된다는 느낌이 싫었고, 아무리 겉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이 없다 할지라도 호르몬에 인공적인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았다.


나는 퇴사를 준비하며 원대한 계획을 하나 세웠다. 내 일상의 모든 면들을 근본부터 뜯어고쳐서 탈모를 자연적으로 개선하자. 그리고 그 과정과 노하우를 컨텐츠로 만들어보자.


그때부터 먹는 음식, 먹는 방식, 호흡, 수면, 운동, 자세, 인간관계, 각종 자극, 심지어 성욕까지 모든 부분을 점검했다. 생각보다 많은 문제들을 발견했고 하나씩 바꿔나가면서 확실한 개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래는 2021년 11월과 2022년 3월의 사진이다.

현재는 오른쪽 사진보다 더 좋아졌다. 여전히 약은 먹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며 개선의 속도가 점차 둔화됐지만, 나는 내가 발견한 중요 포인트들과 개선 방식들에 꽤나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이 무렵 몇 가지 의문이 들었다.


탈모 개선 과정과 노하우가 담긴 컨텐츠가 과연 돈이 될 만큼 매력적일까?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어쩌면 내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게 살아야 할 이 시점에 탈모 개선에 온 힘을 쏟는 것이 맞는 선택일까?

탈모 자연 치유를 완전하게 이루어냈다고 하더라도, 온 힘을 다해 이루어낸 일이 그것뿐인 남자를 과연 내가 찾는 여성이 매력적으로 느낄까?


3가지 질문 모두 내 대답은 NO였다. 대기업을 퇴사하며 세웠던 원대한 계획이었지만, 내가 틀렸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했다.


그 무렵 나는 양조장 알바를 그만두고 양평에 있는 카페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는데, 가게의 장점과 단점들을 분석하며 내가 요식업을 하면 분명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물론 오만한 생각이었다).


미국에서 대학생활을 할 당시 부리또를 먹으러 매일 었던 치폴레(텍사스식 멕시칸 음식)를 테마로, 한국 시장에 특화된 멕시칸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를 만들자. 이게 고민 끝에 나온 내 새로운 계획이었다.


(To be continue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