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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dy Mar 29. 2024

유학생. 한국사. 글씨체.

요즘은 남는 시간에 한국사를 공부 중이다. 어렸을 때부터 유학생활을 했다 보니 한국사 지식이 많이 부족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내가 살고 있는 현재가 과거와 어떻게 이어지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역사의 큰 흐름 속에서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해왔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알게 된다면 내가 사는 세상과 내 삶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삶에서 조금 더 여유를 가지게 되고 더 현명한 선택들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보다 역사는 정말 재밌었고, 우리 생활에 스며들어 있는 여러 과거의 유산들을 이해하게 되면서 더욱 빠져들고 있다.


최태성이라는 분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강의를 보는 와중에, 생뚱맞지만 강사님이 글씨를 참 잘 쓰신다고 느꼈다. 나는 예전부터 글씨를 빨리 쓸 때마다 유독 악필이 되었는데 어떤 요소들이 예쁜 글씨를 만드는지 머리로는 이해하게 되었지만 아직도 글씨를 빨리 쓸 때면 글씨가 못생겨진다.


강사님이 칠판에 글씨 쓰는 것을 보다가 문득 깨달은 게 있다. 악필은 의외로 심리의 영향이 정말 크다는 것이다.


칠판에는 물리적인 한계로 글씨를 빨리 쓸 수가 없다. 나는 문장을 빨리 써내고 싶다는 그 마음, 어쩌면 학교에서 시간에 쫓기며 노트 필기를 시작할 때부터 느끼게 된 그 조바심이 나를 악필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마음이 온몸에 힘이 들어가게 하고 선들을 무너뜨렸던 것이다.


아 글씨는 마음의 거울이라는 게 이런 뜻이구나. 서예를 공부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 명필이 인정받았던 이유가 이런 거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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