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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udinky Mar 07. 2016

잊혀왔던 것들을 찾아서 ...

예전에 잃어버린 그 누군가 또는 그 무언가를 되살리기 위해 떠난 여행






순수했던 청춘의 기억, 지금은 멀어져버린 소중한 친구들, 우리가 관계를 맺으며 생겨났던 소중하며 아련한 추억들 .... 예전에 잃어버린 그 누군가 또는 그 무언가를 되살리기 위해 잠시 뒤돌아 생각하고 차분하게 숨을 고르는 일이 필요한 것이 '우리'라는 '존재'다. 시간(혹은 세월)이라는 것이 흘러갈수록 기억은 서서히 희미해지고, 어느 일상 속에서 찰나의 순간 흐릿했던 그날의 추억이 깨어날 때, 나의 영혼 모든것이 충만함으로 감싸앉던 평온함이 한순간 모두 떠났다는 것을 인지할 때, 우리는 비로소 무엇을 잃어버리고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를 떠올리고 찾으려 노력한다.









서로 위치가 먼 곳에 살고 있었지만, 캠핑이라는 매개체로 늘 두근거리며 매주말을 함께 즐겁게 지내던 친구가 있었다. 그러나 무심코 흘러가는 시간속에서 서로 누구랄꺼 없이 캠핑을 소홀해했다 그러자 그 관계는 약해지고 서서히 서로에게 지쳐가며 그저 짐이 되고 말았다. 두 사람은 누구랄꺼 없이 예전의 시간을 그리워했다. 어느날 우연히 서로의 안부를 묻던 전화통화에서 두 사람은 예전의 기억을 더 깊히 파해쳤다. 기억은 이내 그들이 오랫동안 잊고 있던 소중한 어떤 일에 대한 추억으로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한해 한해마다 확 트인 자연속에서 서로 공유하던 시간들에 대한 추억이다.










우리의 마음 한구석에서 작은 불씨처럼 깜빡거리고 있던 빛바랜 기억을 발견했을 때, 그들은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달았다. 그건 바로 현실에서 우리가 떠안고 있는 불가피했다고 느껴졌던 책임감 따위는 잠시 벗어던지고 예전에 우리가 자연속에서 함께했던 캠핑으로 돌아가서 시간이 우리에게서 잔인하게 빼앗아갔던 것을 당장 되찾아오는 일이었다.










우리는 즉시 캠핑을 즐기기 위해 서로의 위치에서 예전과 같이 서로 필요한 물건들을 챙기고 길을 나섰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려 했다. 오후느즈막히 떠나는 드라이브는 지루하지 않으며, 평화롭고, 눈은 웃음 짓고, 머리칼은 이른 봄날의 저녁 바람속에 나부껴 헝클어졌다. 잔잔한 노래 그리고 차가운 교외의 공기에선 우리가 잊고 있던 향긋한 향이 퍼져 나왔다. 속삭이듯 흔들리는 갈대와 고요하게  겨울을 이겨내는 나무가지들 사이속에서 두사람의 마음은 평온해지고 우리가 함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위로를 받았다.









아늑한 한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대화는 우리가 오랫만이라는 사실을 까마득하게 잊어버릴 정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모든 긴장과 불안감은 옅어졌다. 우리가 그동안 잊고 지냈던 서로의 행복한 포만감을 안고 모든 순간을 즐기며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기를 바랐다. 하지만 내일은 빨리 찾아올 것이고 이내 일상의 의무를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잊고 있었던 즐거웠던 시간을 함께 다시 공유하자고 약속했다.









우리는 한때 잃어버렸던 것을 마침내 찾았다. 가슴에 고이 간직하고 있던 것은 바로 소중한 추억이었다. 그것은 인생의 길이 가로막힐 때는 함께 하는 따듯한 대화와 들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음을 잊지 말라는 가슴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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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키 (coudinky) - '그대 설레임으로 물들다'

저는 캠핑, 사진, 오래된 물건의 가치를 중요시하며, 책상 위 향이나 창가의 풍경처럼 일상의 감각을 깨우는 소소한 물건들까지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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