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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일용 Jun 13. 2024

[홍시생각 23]  소설 같은 판결문…이화영 1심 재판

"네가 이재명이라면 그렇게 하겠나?"

6월 7일 수원지법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경기도지사 방북 비용 등을 쌍방울이 대납하게 한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이 재판을 담당한 판사는 수원지법 형사 11부

신·진·우 부장판사였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만 49세이다. 

최근 그가 내린 주요판결을 보면  

2022년 은수미 전 성남시장을 뇌물 혐의로 1심에서 법정구속했고

2024년 대장동 사건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에게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건 등이 있다. 


그를 공정하고 능력있는 판사라고 평가하는 쪽에서는 

2022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그를 우수 법관으로 선정한 사실을 근거로 든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측에서는 정반대의 평가를 내렸다. 

선고 이틀 뒤인 9일 오후 이 전 부지사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증거 재판 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적법한 수집, 조사한 증거를 통해 범죄의 유무죄를 따진다. 하지만 이번 재판은 오직 주가 조작 전과가 있는 기업과 기업인들의 '증언'에 의한 재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 법률대리인 중 한 명인 김광민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 선고 공판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특정 비속어의 초성인 "ㅆㅂ"이라는 글자를 남겼다.  


평소 조선(朝鮮)이 관련된 사건의 수사, 기소, 재판은 세밀히 들여다보질 않는다.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그 결론이란 뻔할 뻔자이기 때문이다.   

이 전 부지사측에서도 지적했다시피 사법부의 언필칭 '증거 제일주의'는 빈말에 불과하다는 게 내 경험칙이다. 

'증거'는 조선에 있고 그걸 한국으로 가져올 수도 없다는 건 나도 알고 너도 알고 판사도, 검사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판사, 검사들은 말이 되는 것도 같고 안 되는 것도 같은 기묘한 법 논리를 동원해 유죄를 주고 싶으면 반드시 그렇게 만들고 만다. 최근들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무죄' 소리를 듣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물에 콩나듯하는 매우  희귀한 사례이다. 

 

신진우 판사가 고심 끝에 내놓은 판결문이 무려 300쪽에 이른다고 한다. 그걸 구해서 읽어볼 생각도 안했는데 판결문 가운데 극히 일부를 우연히 접하게 됐다.  


"당시 송명철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방북하면 자신이 담당할 거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왔을 때는 공항에 김영철, 최룡해 둘 중에 한 명이 나왔는데, 만약 이재명 지사가 오게 되면 둘 다 공항에 나오고 문재인 대통령이 갔던 백두산에 갈 때에도 최신형 헬리콥터, 차량을 준비하겠다. 사람들 나와서 길거리에서 환영회 하는 것도 다 동원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왔을 때보다 더 크게 행사를 치르겠다'고 본인에게 약속하였다." (김성태의 진술)

(오마이뉴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037579&CMPT_CD=SEARCH)


송명철은 '조선 아시아 태평양 평화위원회 정책부실장'이라는 조선측 인사이다.  이 사람이 '이재명 지사가 방북하면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급이 높은 의전을 베풀겠다'고 한 말을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전했고, 재판부는 김성태의 전언을 이재명 도지사의 방북비용과 관련해 신빙성 있는 증언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나는 이 대목을 보자마자 실소가 터져나왔는데 신 부장판사는 고심 끝에 증거로 채택한 모양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을 대통령보다 더 급을 높여 대접하겠다? 이게 말인가, 막걸리인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런 허튼 소리까지 증거랍시고 제시한 판결문이 창작 소설 아니면 뭐인가. 

 

이화영 전 부지사에 대한 1심 선고가 있은 지 닷새만인 6월 12일,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제3자뇌물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번 추가 기소로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중인 대장동·백현동·성남FC 의혹 사건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위증교사 사건에 이어 네 번째 재판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재명 재판 풍년'이다. 

 

이재명 재판 풍년이 노리는 건 '이재명 죽이기'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천지 사방에서 하이에나가 노리는 걸 알고도 남을 머리를 이재명이 갖고 있다는 것도 다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수사, 재판 과정을 보면 이재명은 스스로를 함정에 빠뜨리기로 작정하거나 어리석게 행동하기로 작정한 '이해 난망의 인간'으로 보인다.    

이재명 못지않은 '좋은 머리'를 가졌다는 '검판새'들에게 묻고 싶다. 

"이재명이가 바보 멍청이냐?  너네들 같으면 그렇게 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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