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가 되어서도 친구들과 모이면 어렸을 적 예능 프로그램 이야기를 자주 한다. 나는 1박 2일, 친구는 무한도전. 무한도전을 거의 보지 않았던 나도 재밌게 봤던 편이 있다. 무한도전 나비효과 편이다. 한 멤버가 평범한 일상을 사는데 탄소 가스를 배출할 때마다 북극 얼음호텔에 있는 온열기가 켜진다. 그 온열기 때문에 얼음이 녹고 그 물은 아래층에 있는 몰디브 호텔로 흘러 들어간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높아져서 섬나라가 물에 잠긴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회차였다.
지구 온난화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로 인해 빙하도 계속 녹고 있다. 남극, 북극 바다에 떠 있는 빙하가 다 녹으면 무한도전의 영상처럼 큰 재앙이 일어날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바다에 떠 있는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되는 걸까? 빙하는 10%만 수면 위로 보이고 나머지 90%는 바다 아래에 있다. 우리는 물체가 물에 잠긴 부피만큼 물의 높이가 높아지는 걸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목욕탕에 발만 넣을 때와 몸 전체를 넣을 때 넘치는 물의 양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유레카!!)
그렇다면 빙하의 상황은 어떨까? 바다에 떠있는 빙하가 녹으면 바다 아래에 잠긴 빙하의 크기가 점점 작아질 것이다. 그러면 바다에 잠긴 빙하의 크기가 작아지니까 해수면이 낮아지지 않을까? 그런데 한편으로는 녹은 빙하가 물로 바뀔 것이다. 그 물은 해수면을 높일 것이다. 과연 바다에 잠긴 빙하의 크기가 작아짐에 따라 해수면이 낮아질까 아니면 빙하가 물로 바뀜에 따라 해수면이 높아질까?
결론은 놀랍게도 해수면의 높이가 동일하다. 실제로 물에 얼음을 넣고 실험하면, 얼음이 있을 때의 물의 높이와 얼음이 녹은 후의 물의 높이는 같다. 그러면 우리는 지구온난화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걸까? 전혀 아니다. 얼음은 바다의 빙하만 있는 게 아니다. 지권에 있는 얼음들도 녹아서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 지권에 있는 빙하와 만년설 말이다. 만년설로 덮여 있던 몇몇 산봉우리의 땅이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재앙이 있다. 우리는 잊고 있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바닷물의 열팽창이다. 물질의 부피 팽창 역시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여름철에 기차 철도가 길어지기 때문에 중간중간 틈이 존재하는 것, 철로의 부피 팽창으로 인한 휘어짐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열팽창은 금속 고체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찌그러져 있는 열기구의 풍선 아래에서 뜨거운 불을 켜면 풍선이 점점 부풀어 오른다. 뜨거운 불로 인해서 기체의 부피가 팽창한 것이다. 액체인 바닷물 역시 열팽창을 한다. 즉 그 어마어마한 양의 바닷물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점점 부피가 팽창하고 있는 중이다. 열팽창으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IPCC에서 발표한 자료에도 해수면 상승 원인의 약 40%가 열팽창이라고 발표했다. 엄청난 양의 바닷물이 한꺼번에 열팽창한 경우의 재앙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평소 웹툰을 즐겨 본다. 미디어 장르 중에 아포칼립스가 있다. 이 장르는 세상의 종말이나 문명의 붕괴를 다루는 이야기이다. 그중 "물 위의 우리 " 웹툰은 이미 물에 잠긴 한국 땅에서 생기는 분쟁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허무맹랑한 외계인 침공이나 좀비 같은 이야기는 허구라는 생각에 가볍게 본다. 그런데 이 웹툰은 어쩌면 몇 년 후에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게다가 한국 지명이 나와서 더 몰입하게 된다.
이런 아포칼립스 매체를 보면 덜컥 겁이 난다. 요즘 지구와 날씨를 보면 곧 현실이 될 것만 같기 때문이다.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 조금씩 실천 중이다. 배달을 줄이고 플라스틱을 줄이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더운 날에는 아이스티에 샷추가, 으슬으슬 추운 날에는 핫초코 테이크 아웃을 포기할 수 없다. 그래서 이젠 텀블러도 가방에 들고 다니고 있다. 한 사람의 실천이서 환경 보호에 미미해 보일지 모르지만 조금씩 실천하려는 사람들이 모여서 유의미한 실천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권: 지구를 둘러싼 시스템 중 육지에 해당한다. 지구 표면(산, 지각)부터 지구 내부(핵, 맨틀)까지 포함한다.
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로 기후 변화에 대한 과학적 평가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