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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린에서의 하루

 더블린에서 만난 친구들이나,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나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물어본다. 그리고 일을 구했냐고 그렇게들 물어본다. 쉬고 싶어서 아일랜드에 왔는데 바로 일을 구하고 싶지는 않아서 구직 활동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 그럼 다들 뭐 하면서 살고 있냐고 물어본다. 안 심심하냐고 물어본다. 솔직히 나는 어학원에서 하루 종일 영어로 듣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에너지를 다 소진한 느낌이라 더 심심해지고 싶다.


 오늘은 하루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보통 7시에 기상한다. 일어나서 씻고 옷 입고 7시 20분쯤에 아침을 먹으러 부엌으로 내려간다. 매일 아침은 똑같다. 시리얼과 토스트, 홍차이다. 토스트는 보통 2개를 먹는데, 갓 구워서 따끈따끈할 때 버터를 바로 발라 먹고 시리얼을 먹은 후 나머지 하나는 오렌지 마말레이드를 발라 먹는다. 처음엔 누뗄라와 같은 초코잼을 발라 먹었는데 몸에 너무 양심이 없는 것 같아서 오렌지 마말레이드로 바꿨다. 사실 당 함량은 비슷할 것 같다. 홍차에는 우유를 아주 조금 타서 먹는다. 평소에도 밀크티를 좋아했는데 아일랜드에 와서는 매일 아침 마시고 있다. 그리고 밀크티에 차 비율은 많이, 우유 비율을 조금, 설탕 없이 드셔보는 것을 추천한다. 차 향이 진하게 나는데 쓰지 않게 마실 수 있다. 그런데 매일 아침밥과 국을 챙겨 먹었던 토종 한국인이 아침 식사가 이렇게 바뀌니 피부가 완전히 뒤집어졌다. 앞으로는 빵은 하나, 시리얼은 더 조금 먹을 생각이다.


 아침을 다 먹으면 7시 50분쯤이 된다. 양치하고 선크림을 바르고 어학원으로 간다. 버스를 타고 걷고. 어학원에 도착하면 Good morning~ 또는 Hi, How are you? 인사한다. 1교시는 9시부터 11시까지이다. 20분 휴식 후 다시 2교시가 시작된다. 이 쉬는 시간에 집에서 챙겨 온 사과 하나와 에너지바 하나를 먹는다. 반 친구들과 되지도 않는 영어를 뱉어가며 조금 수다를 떨면 2교시 시작할 시간이다. 또 수업에 참여하고, 오후 1시에 수업이 끝난다. 이때부터는 자유시간이다.


 보통은 점심을 먹지 않는다. 1시에 수업이 끝나고 점심을 먹으면 너무 애매한 시간이다. 왜냐하면 저녁 식사 시간이 거의 5시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은 점심을 먹지 않고 공원에 간다. 공원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핸드폰을 하거나, 영어 회화 영상을 본다. 물론 날씨가 좋은 날에만 이렇게 할 수 있다. 비가 오는 날은 그냥 집으로 곧장 들어간다. 하늘을 괜찮은데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카페에 간다. 그런데 일주일에 한 번씩 정도 마라탕을 먹는다. ㅎㅎㅎ 나도 마라탕을 좋아하고 더블린에 와서 사귄 친구도 마라탕을 좋아한다. 그래서 날이 으슬으슬 추운 날에는 마라탕을 먹으러 간다. 점심을 먹으면 너무 배가 부르니 걸어서 집까지 간다.


 저녁 식사 시간은 오후 5시쯤에서 7시 사이이다. 홈스테이 아주머니께서 해주시는 대로 시간이 정해진다. 아주머니께서는 요리를 정말 잘하시고 다양하게 해 주신다. 그리고 항상 요거트와 사과를 주신다. 저녁을 먹고 다시 방으로 들어오면 6시 30분쯤, 핸드폰을 하다가 운동을 한다. 홈트이다. 아일랜드에 와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 중 하나가 몸의 건강이다. 이젠 나름 나만의 루틴이 생긴 것 같다. 운동을 마치고 8시에 샤워를 하고 9시에 부모님과 영상통화를 한다. 나의 하루가 마무리된다. 번외로 친구들과 노는 약속은 금요일 저녁이나 토요일에만 잡는다. 한국에서도 그랬다. 주중에 늦게까지 놀면 밤에 나 혼자 충전하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놀 때에는 친구 집에 가서 수다를 떨면서 놀거나 가고 싶었던 곳에 함께 간다. 이곳에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참 다행이고 감사하다. 더블린에서의 하루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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