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DEI팀 해체
이달 초, 마이크로소프트는 '변화하는 비즈니스 요구(changing business needs)'를 이유로 DEI팀을 해체했다고 합니다.
미국 몇몇 주에서는 'DEI 금지법'이 생겼다는 기사를 얼핏 보긴 했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가운데, 이제 당분간 미국에서 DEI는 쉽지 않겠거니... 생각은 했지만, DEI에 진심이라고 생각했던 MS의 행보에 다소 놀라긴 했습니다. (이미 충분히 확산되고 잘 자리 잡혀서 전담 팀은 불필요할수도? 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미국의 DEI 시초는 적극적 평등실현조치(Affirmative Action)로, 1960년대부터 시작되었음을 감안하면, 그들은 DEI가 내재화되다 못해 피로도가 쌓였을 수 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이렇게 DEI의 긴 역사와 발전 단계/굴곡이 우리나라와는 다를진대, 어쨌든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우려가 되기도 하네요.
기사를 보면 최근 MS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 뿐만 아니라, 수많은 기업들이 DEI에 대해 보다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구글/메타: DEI 프로그램 범위 축소, 직원 감원
- 존디어 (글로벌 농기계 대기업): DEI 정책 폐지
- 트랙터 서플라이 (농장 체인 소매업체): DEI 목표와 직책 폐지
- 줌, 스냅, 테슬라, 도어대시, 리프트, 홈디포, 웨이페어: DEI 팀 규모 축소
기사 댓글을 보면, 존디어가 DEI 정책을 폐지하는 명분으로 내세우는 '품질 우선주의' 방향성을 연호하는 댓글들이 눈에 띕니다. DEI는 Discrimination, Exclusion and Indoctrination (차별, 배제, 세뇌)라느니, 'Didn't Earn It (DEI가 돈을 벌어준다고 하지만 DEI는 실제로 돈이 안 된다)'느니 하는 조롱 어조의 댓글도 많아 개인적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DEI 반대 개념으로 최근 MEI(Merit, Excellence, and Intelligence)라는 신조어도 자주 언급되던데, 능력주의의 확산을 반증하는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우리나라는 능력주의가 팽배한데 DEI는 더더욱 가시밭길일 수도 있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