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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다 Kdiversity Aug 02. 2024

2024년 7월 DEI 영감 모음집


7월 한 달 간 일상 속 DEI 화두, DEI와 관련된 새로 보고 듣고 배운 내용들을 공유 드립니다.


이번 달은 DEI와 관련된 Input이 많았던 달이라기 보다는, DEI와는 아무 관련도 없는 일상 속에서 이 생각 저 생각이 들었던 한 달 같아요.


처음에 내용을 담을까 했던 도넬라 메도즈의 책 리뷰, ERG 공부는 따로 포스팅 하고 싶어서 제외했어요. 곧 찾아뵙겠습니다! 


<목차>

1️⃣ 서울시립미술관 '미래긍정: 노먼 파트너스' 전시 후기

2️⃣ 거래를 노련하게 잘 하는 부동산 vs. 조그만 변수에도 버벅이는 부동산을 보며 드는 생각 (적절한 인력 유출입의 필요성)

3️⃣ 유튜브 요정재형 채널의 푸켓 여행기를 보다가

4️⃣ 양극화의 시대, 왜 공부를 잘하는 놈이 더 공부를 열심히 할까




1️⃣ 서울시립미술관 '미래긍정: 노먼 파트너스' 전시 후기


애플 신사옥 '애플 파크'를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건축가 '노먼 포스터' 그리고 그의 자회사(포스터+파트너스)의 작품 전시가 있었습니다.

노먼 포스터는 하이테크 건축의 선두주자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번 전시는 그의 건축 활동에 있어 근간이 되고 철학적 모태가 되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점에 주목했습니다.


우주에서의 거주 형태를 실질적을 고민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도시를 설계하며, 주거환경의 효용과 사용자 경험에 대해 1960년대부터 실험해 왔다고 해요. (무려 50~60년 전이라니!)


그와 그의 팀은 미래에 관한 연구 결과를 현재에 적용하여 선순환을 이끌어내고, 건축이 환경과 더불어 존재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내일을 기대하고 긍정하고요. 이들이 써 내려가고 있는 변화의 역사는 일관되게 사용자의 필요와 경험을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모든 지속가능성이 최우선가치, 지상과제로 두어야 할 것은 고객(범 이해관계자)의 필요와 경험이구나-로 읽히네요.)


제가 전시에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고 기억에 남았던 포인트는 2가지 입니다.

첫 번째는, 그들도 주어진 상황에서 최적의 답을 찾기 위해 끝없이 연구하고 실험했다는 것입니다.



같은 돔 형이어도 지붕을 어떻게 설계할지 수십가지 버전을 만들어 본 흔적, 정해진 구획/면적 내에서 건축주의 의도를 반영하기 위해 수도 없이 도로와 건물을 배치해 본 흔적 등등을 보면서 위대한 작품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며 절로 숙연해 졌습니다. 한계 속에서도 타협하지 않고 수도 없이 시도하고 확인하고 검증하고, 한 번 더 고민하는 자세를 보며 이것이 거장이구나 대가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노먼 포스터 (팀)의 지속가능성 10 원칙 입니다. 


건축가로서 환경에의 영향(환경과의 상호작용)을 중시한 것은 너무도 당연하나, 그 외에 보다 더 넓고 복합적인 관점을 고려했다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본인들이 사용하는 자원(Input), 내놓는 결과물(건물, Output), 그것이 속해있는 환경 및 환경을 구성하는 건물 외의 요소들(도시, 주민/지역사회, System), 결과물과 환경의 상호작용(Loop, Interaction), 이로 인한 영향(Impact) 모두를 포괄하여 고려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본인들이 설계/건축하는 건물의 '영향력'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있었습니다. 또한 「도쿄를 만든 빌딩들」 모리빌딩社의 관점과 유사하게, 건물을 지은 이후 실질적 Management(운영)을 고려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건물을 짓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입주 이후 주거 만족도를 측정하고 개선점을 지속 모니터링하여 보완하는 '지속성'이 그곳에는 존재했습니다.



전시 마지막에 벽면을 가득 채운 문구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비단 건축가가 아니더라도,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기획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마음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2️⃣ 거래를 노련하게 잘 하는 부동산 vs. 조그만 변수에도 버벅이는 부동산을 보며 드는 생각 (적절한 인력 유출입의 필요성)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만, 최근에 2건의 부동산 거래를 했습니다.


한 곳은 신혼부부들의 선호도가 높아 손바뀜이 활발한 곳이고, 다른 한 곳은 노년층 1인가구가 대다수로 거래가 많지 않은 곳입니다.



앞선 곳의 거래를 도와주신 부동산은 정말 노련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금액/날짜를 포함한 각종 요소들을 핸들링하는 모습이 마치 매도인/매수인 양 측을 완벽하게 조율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았습니다.


한편 다른 곳의 부동산은 정말 조그만 변수에도 너무나 버벅이고 대처가 미흡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변수 축에도 끼지 못하는 아주 사소한 변수인데, 거의 일반적 거래라고 봐도 무방한 상황인데, 우왕좌왕 어찌할 바를 모르셨습니다. 일을 어떤 순서로 해야 하는지, 단계별로 무엇을 체크해야 하는지 혹은 준비해야 하는지 모르시더라고요.



이 답답한 상황에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이 곳은 거래 경험 자체가 많지 않아서 이런 흔한 변수도 너무나 특별한 케이스가 되어 버리는 구나. 어느 정도 손바뀜이 적절하게 일어나고 거래가 자주 되었더라면 충분히 익숙하셨을 텐데. 동네 장사만 해서 그러시는 구나.


그러면서 갑자기 조직도 마찬가지로, 마냥 같은 구성원으로 쭉 가는게 좋은 것만이 아니고, 적절한 인력 유출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들고 나는 것이 어렵다면 내부적으로 재배치를 통해서라도 어떤 순환이 이루어지고 환류체계가 구축되게 해야하겠구나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위 도식은 대략적인 인력 흐름도라 할 수 있겠습니다. Inflow(유입)에는 정기적인 채용 실시, 전략적인 계약직 및 아웃소싱 활용 등이 있겠으며, Outflow(유출)에는 적극적인 희망퇴직/특별퇴직 유도를 통해 인력 선순환 도모, 체계적인 저성과자 관리 실시(정교하고 합리적인 성과관리 기반)가 해당됩니다.


이러한 적절한 지원/개입, 체계적 관리를 통한 인력의 순환이 우리 조직을 더 건강하게 만들지 않을까요?




3️⃣ 유튜브 '요정재형' 채널의 정재형님 푸켓 여행기를 보다가


싱어송라이터이자 피아노 연주자이신 정재형 님의 유튜브를 가끔 보는데요, (무한도전 가요제 편에서 개그맨 정형돈의 파트너였던 것으로 더 유명하지요) 최근 푸켓 여행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식사 메뉴 중 똠양꿍이 나와서 각자 이 이색적이고 이국적인 음식에 대한 첫인상을 얘기하다가,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유학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음식과 언어가 다양성을 접하는 데 가장 큰 자산이다. 프랑스는 어릴 때 전세계 다양한 음식을 먹여보는 교육을 한다."


이 장면을 보고 스타트업 재직 당시 워크샵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개발팀, 마케팅팀, 디자인팀 별로 각자 본인 조직에서만 쓸 것 같은, 본인들만 알 것 같은 단어를 list-up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단어들을 다른 팀에게 설명해서 맞추기 게임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스케치북을 넘겨도 넘겨도 못 맞추는 답답한 광경을 보며 모두가 한바탕 깔깔댔습니다. 그러면서 얼마나 서로가 다른 언어를 쓰고 있는지, 본인들의 언어가 지닌 특성이 무엇인지, 앞으로는 상호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어떤 단어를 고르면 좋을지 등을 배우게 됐던 계기였습니다.


만약 부서간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DEI 워크샵을 한다면, 각 부서가 가장 자주 쓰는 프로그램(소프트웨어)을 소개하고 서로 간단하게 사용해보면서 아이스 브레이킹을 해 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4️⃣ 양극화의 시대, 왜 공부를 잘하는 놈이 더 공부를 열심히 할까


세상이란 모름지기 그런걸까요? 부자는 더 부자가 될 궁리를 해서 더욱 부자가 되고, 우등생은 더 노력하고 공부해서 더 잘하게 되고, 성공한 플랫폼이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분은 좀 DEI를 알았으면, 신경썼으면 하는데 그렇지 않고, DEI 몰라도 되는 분은 더 공부하고 더 조심합니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 법을 더 잘 지키는... 뭐 그런 역설적 상황이 펼쳐집니다.


커지는 격차로 인한 불공정성 체감, 실제로 개선이 필요한 사람들은 변화하지 않아 전체적 발전이 제한되는 비효율성, 이런 패턴이 지속되면서 인성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악순환, 변화의 여지가 있는 사람들 마저도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는 상황, 이러한 불균형이 초래하는 사회적 긴장/갈등/불만까지. 곱씹을 수록 씁쓸해집니다.



답답한 마음에 ChatGPT/Claude에 하소연하니 비슷한 답변을 줍니다. 크게 3가지 접근이 필요하다고요.


1. 개인의 인식 개선: 교육, 워크샵, 세미나, 피드백 시스템, 멘토링 프로그램,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과 협업할 수 있는 직접적 프로젝트/파견 기회 제공 등


2. 조직적 변화 유도: 조직의 DEI 정책 강화, 승진/평가 등 반영, 인센티브 제도 운영, 포용적이지 않은 행동을 지속하는 리더들에 대한 제재 등


3. 문화적 변화 촉진: DEI 관련 의견을 수렴/반영하는 소통 채널 구축, DEI 관련 지표/서베이 결과 등을 정기적으로 측정/공개, DEI 실천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피드백함으로서 책임감 부여 등



변화가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오히려 변화를 회피하거나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 지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서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는 일터에서 포용적이지 않은 사람은 '비겁하고 게으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는 것을 귀찮아하고, 회피하는 사람이라서요. 근데 그런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것을 포기한다면, 저 또한 비겁하고 게으른 사람이 되어버리겠죠.


ChatGPT가 얘기해 준 큰 이야기들도 좋지만, 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것이라도 조금씩이라도 실천해 보면서요. 당장의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고 느리고 더딜지라도, 그 누적된 효과는 강력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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