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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시시 02화

비와 소년

by 아나스타샤

빗방울이 창문을 연신 할퀴어 댄다


소년은 터벅터벅 가벼이 비를 끼얹는다

소년의 뇌와 심장은 씻기고

몸과

마음에서

맑고 깨끗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난다


비를 좋아한다고 말하던 나는

기꺼이 비 막아 주는 창을 바라보며

너머의 비 허락할 뿐

털끝 한 가닥 내어주지 않는다


머문 시선 알 턱 없는 소년의 고개가 숙여진다

소년에게 준 눈길 챙겨

허공에 둔다


아랑곳하지 않고 제 갈 길 바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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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스타샤 가족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회사원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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