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의 끝 무렵, 한 해를 돌아보며

참 열심히도 살았다

by 황하루


나이를 먹을수록, 건강이 우선이다,


고리타분한 말이지만, 최근 나에게 가장 와닿은 말이다.

지난주에 아주 지독한 감기를 앓았다.

열이 크게 오르진 않아 약으로 버텼는데,

아팠던 것을 돌아보니 요즘 유행한다는 독감이었나 싶기도 했다.

일주일을 꼬박 아프고도 아직도 목이 잠겨서 칼칼하니 기침을 해대는 걸 보면.

아파도 집안일을 하고, 일정이 짜인 일들을 소화하느라

틈 날 때마다 쓰러져 자긴 했는데 푹 쉰 것 같진 않았다.

그나마, 저녁에는 모두에게 아프다는 걸 알리고 끙끙 앓으며 이른 잠을 청해

모처럼 수면시간을 가득가득 채운 한 주였다.


정말 오랜만에 몸이 아프고 나니 다시금 건강을 생각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침 10월 중순부터 하나 둘, 하고 싶은 일들이 늘어나고,

원래 하던 일마저 늘어나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모든 일들을

하루 일과에 맞게 쪼개어 진행하느라 아주 바쁜 일상을 지내자마자 몸이 안 좋아지면서,

하고 싶은 일들을 다 하려면 건강부터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해마다 느끼는 건 그냥 나이 듦에 따라 체력이 뚝뚝 떨어진다는 것이다.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가득이어서 하루 종일 바쁜 나인데,

아프면 모든 게 올 스탑이다.

하지만, 아직 돌볼 아이가 있어서 그나마 완전히 쉬지도 못한다.

그래도 아프니까, 곁에서 내 걱정도 해주고

집안일을 덜어주려고 노력한 남편과 엄마가 기절해 있어도 혼자 숙제도 하고,

시간 되면 깨우러도 와주는 의젓한 아이가 고마웠다.

고마운 내 가족들.

아플 때 혼자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벌써 11월,


올해는 유독 더 바쁘고 길게 느껴진 한 해였다.

아무래도 아이가 유아에서 학생으로 변한 게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다.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아이를 돕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나 역시 새로운 학교라는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 애를 먹었다.

아이는 금방 적응하자마자 부쩍 한 단계 나아간 듯 변했고

그렇게 변한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또 공부했다.

나의 일을 하면서 또 다른 일을 찾기도 했고,

AI의 거대한 발전 앞에서 이제는 한 달, 한주도 아닌,

매일 매시간 변화하는 것 같은 세상에서 나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했다.

개인적으로도, 전체적으로도 참 많은 변화가 있던 해인 것 같다.


아직도 막연한 것 투성이이고,

바쁜 일들은 진행 중이며 변화하는 세상에 나 혼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그렇게 애쓰며 열심히 살아온 한 해인 것 같다.

아이의 유아기엔 육아에 좀 더 비중이 컸다면,

아이가 학생이 되자 좀 더 나를 찾으려는 생각이 커진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살고 싶은 모양들.


아마도 아이가 커 갈수록,

나에 대해 집중할 시간이 더 늘어날수록

점점 더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될 것 같다.

나는 아직도 궁금한 게 많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은 나를 욕심쟁이라 탓하지 않고 기특하게 여기기로 했다.


이렇게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은 나는,

계속 열심히 굴러가고 있을 테니 말이다.

다만, 이 모든 것을 해내기에 점점 줄어드는 체력을

어떻게 끌어올릴지는 좀 더 고민해 봐야겠다.



짧은 마무리,


바쁘고 아픈 와중에 브런치에 글을 남기지 못하는 게

내내 마음에 걸려 속이 상했다.

글감들은 여기저기서 저장해 두었는데,

도무지 그것을 모아서 쓸 작은 여유도 나지 않았다.


여태 써 온 나의 일상 속 생각들 외에도

시처럼, 그림처럼, 작은 파편들도 기록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언제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나에게 글로 내 생각을 남기는 일은 참 즐거운 일이니

꼭 나의 시간에 브런치에 글 쓰는 시간도 넣어 꾸준히 찾아와야겠다.


그럼,

아직 감기 기운으로 상태가 안 좋은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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