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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상 잇기 Jun 10. 2024

8장–이끌던지, 따르던지, 비켜라

왜 회사 2代 가기 어려울까?

미국 2차 대전의 전쟁영웅 조지 패튼과 CNN 설립자인 테드 터너가 즐겨 인용했다고 알려진 문구이다. Lead, Follow, or Get out of the way …


어떤 책을 읽으며 접한 단순한 이 문구는 회사 경영과 관련하여 여러 생각을 갖게 하였다. 회사나 조직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의 리더십 측면과 회사 업무를 대하는 직원들의 적극성 그리고 기업문화의 관점이다. 내가 근무한 최고경영자들은 어떤 사람들이었고, 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이고, 회사의 동료들은 어떤 성향을 갖고 있으며, 특정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적절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지 생각을 해보았는데, 내 고민의 주된 관점은 기업문화 측면에 있었다. 


회사 경영상황 및 경영방식에 대해서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자기의 의견을 가지고 있다. 왜 우리 회사는 이런저런 문제점들이 이렇게 많을까? 왜 그렇게 많은 문제가 있음에도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을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을 소재로 주변의 동료들과 수시로 얘기하며 생활하게 된다. 나 역시 자주 대화를 해서, 특정 주제에 대해서는 동일한 용어나 표현을 반복하는 경우도 많았다. 많은 직장인들이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 문구는 내가 때때로 안주거리로 제시하며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했었던 내용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문구가 전달하려고 하는 의미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 말은 회사의 개선 또는 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개선을 이끌거나, 그 개선을 이끌지 않을 거라면 적극적으로 따르거나 지지해서 개선이 실현되도록 도와주거나, 그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비켜서서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을 것이다. 


건강한 회사의 특징 중 하나는 아이디어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제안한 아이디어라도 회사 발전에 긍정적이라면 적극적으로 검토되는 분위기가 형성된 회사이다. 그렇지만 현실에서 이런 분위기가 구축되기는 어렵고 힘든 일이다. 직급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앞에 나서기가 매우 어려운 것은 이유가 있다. 앞에 나서게 되면, 그 일을 자기가 맡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회사 최고경영자 입장에서는, 제안이 회사를 위해서 적절하고 해야 할 과제의 주인이 명백히 정해져 있는 사안이 아니라면 제시된 안을 실제 수행하는 것은 의지를 가진 사람이 수행해야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결국, 제안한 사람은 일을 맡을 가능성이 많을 것이고, 일의 주인이 타 조직으로 정해져 있는 종류의 제안이라면 주제넘게 남의 일에 참견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모난 돌이 되는 길이기도 하고 자주 나서면 손가락질받게 됨을 알기 때문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좋은 게 좋은 거다’ 라 생각하며 모르는 척 넘어가게 될 가능성이 많게 되는 이유이다. 


Lead를 하지 않을 것이면, Follow 하든지 Get out of the way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는 말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의견에 Follow 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특히 경쟁관계에 있는 사이에서는 더욱 그렇다. 회사에서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칭찬하며 동의를 표하는 것은 상대방의 능력을 인정하는 것과 같아서, 자기가 앞서야 하는 경쟁 사회에서 다른 사람을 인정하며 따르는 것은 그만한 인격적인 소양을 갖추고 있어야 할 수 있는 행동일 것이다. 그럼 Get out of the way를 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가 채택되어 실현되는 과정에서 본인이 배제되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며 두려워한다. 그러므로 비키는 것 역시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직장에서는 어떤 모습들이 보일까? 역시 답은 독자들이 아는 대로 일 것이다.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하지 않으면서 타인의 아이디어 대해서는 이런저런 문제들을 지적하려 하거나, 평가를 유보하여 시간을 끌며 김을 빼려 하고,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말을 못 하며 뒤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곤 한다. 좀 더 나쁜 문화를 가진 회사에서는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사람을 경원하며 끌어내리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여러분이 다니는 회사가 어떤 모습일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이런 분위기에 젖어 있는 회사의 문제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 것일까? 문제는 기업문화이고 중소, 중견기업의 문화 개선은 전적으로 최고경영자의 몫이다. 이는 기업문화를 주제로 한 별도 파트에서 다루기도 했지만, 직원들의 집단지성을 토대로 하여 회사의 변화와 발전을 구상해야 하고 또한 아이디어 제시, 검토, 수행의 과정에서 건강한 토론이 수행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 적시에 최고경영자가 판단해서 의사 선택을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는 직원들이 최대한 자유롭게 의사표현을 할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아무리 유능한 경영자라 하더라도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의 집단지성보다 우월하기 어렵다. 직원들을 믿고 맡기면서 중요 단계에서 검토하고 결정하여 업무의 흐름을 관리를 해주는 것이 최고경영자의 몫이며, 기업문화 개선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조직이 작으면 작을수록 최고경영자의 영향력은 절대적일 텐데, 적절한 권한 위임과 합리적 의사결정은 회사의 발전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음은 확실하다. 한 가지 첨언하면 어떤 아이디어가 제시되어도 비난받지 않고 장려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제시된 아이디어 터무니없고 타당치 않더라도 (그런 내용은 사전에 걸러질 수 있게 모니터링하는 단계가 있어야겠지만)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 비난과 동시에 직원들은 입을 닫게 되어있다. 직원들을 관리하는 그립이 적절해야 토론이 될 수 있다. 물을 손에 담으려고 할 때 강하게 쥐면 물이 다 새어 나가며, 하늘을 향하여 부드럽게 손을 오므리면 물을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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