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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상 잇기 Jun 20. 2024

10장-회사를 위하는 사람, 자기를 위하는 사람 2)

왜 회사 2代 가기 어려울까?

개선 과제가 전사적인 협업을 필요로 하는 과제일 때, 특히 영업과 생산부문의 반대에 부딪힐 때가 많다. 그만큼 자기 영역을 지키기 위한 저항이 강해서 새로 신설된 개선조직이 수평적 위치에 있다면, 책임자가 이 상황을 이겨내기 매우 어렵다. 다시 말해, 영업과 생산부문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지 못하면 개선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결국, 어느 정도는 문제 해결하길 원하지만 오너와 2세 입장에서는 네 가지 중의 한 가지 방향을 택할 수 있는데 그것은 의지와 선택의 문제이다.


①   변화를 위한 권한 부여

②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 변화를 포기

③   오너와 2세의 직접적인 개입

④   모호한 권한의 경계를 유지


조직의 생리상 ①을 택하기는 어렵다. 특히 2세가 경영 참여를 하고 있는 중소, 중견기업에서는 외부의 전문경영인을 영입하여 전권을 주고 변화를 시도하려면, 오너와 2세의 경영개입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실현되기 어려운 그림이 될 가능성이 많다. 오너가 영업과 생산부문에서의 눈앞의 매출, 생산실적 등이 미래를 위한 개선의 추진보다 우선이라고 판단할 때는 ②의 경우로 나타난다. 개선을 위해서 발생될 수밖에 없는 갈등을 회사의 혼선이라고 판단하면 실질적인 결과는 포기로 나타나거나 ③의 경우로 나타난다. 오너와 2세가 중심적인 역할을 해서 실무를 이끌며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가질 수 있지만 실행은 쉽지 않다. 본인들의 업무적인 역량이 충분하고 현업에 뛰어들어 실무적인 부분을 같이 논의하고 해결할 수 있다면 모르겠으나, 깊은 업무의 개입은 본인들이 스스로 피곤함을 느끼고 직원들 또한 바람직한 개입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면 최종적으로는 ④와 같이 모호하고 주인이 없는 변화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많으며 추진동력이 사라질 가능성이 많게 된다. 변화와 개혁을 논하는 수많은 경영학 관련 서적에서 잘 다뤄지지 않지만, 오너가 변화를 위해 선택해야 할 중요한 포인트 중의 하나가 이 부분이다. 모호하게 결정하면 변화 구상은 실패이다. 조직과 조직원들은 자발적으로 협업하지 않는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는 순전히 오너의 몫이다.


그러면 직원들 중에서 주인 의식을 가지고 회사를 생각하는 사람과 자리보전을 위해 애쓰는 사람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대한 오너의 판단을 살펴보겠다.

한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이 길면 길수록 애사심과 주인의식이 많다고 할 수 있을까? 오히려 반대일 가능성도 많다고 보이는데, 그 이유는 오랜 기간의 근무로 인한 “우리 회사는 이럴 수밖에 없어” 하는 자포자기의 심정이나 매너리즘에 빠질 가능성이 많아서 적극적인 개선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회사를 오래 기간 다녔기 때문에 업무적인 노하우는 많아질 수 있지만 개선 실행에 적극적이지 않으면 발전에 기여하기는 어렵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근속기간’이 아니라 ‘변화를 위한 의지’라 여겨지는데, 많은 오너는 오래 근무한 사람을 ‘충신’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개선 의지가 강한 사람이 변하지 않는 회사를 보며 느끼는 답답함으로 이직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어려운 생각의 구조를 갖고 있거나, 부족하나마 본인의 뜻을 잘 따르는 직원이 그래도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고인 물이 썩을 수 있음을 생각하되, 회사를 위해 필요한 사람인지에 대한 판단은 근속기간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생각과 태도이다. 


회사에서는 여러 종류의 갈등이 빚어진다. 업무 관련 사항도 있을 것이고 업무와 무관한 인간관계에서 빚어지는 문제도 있다. 업무 관련 갈등에 국한해서 말을 하면, 긍정적인 갈등과 부정적인 갈등 상황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업무적인 견해차이로 발생되는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갈등 상황에서도 감정이 개입되는 경우가 많아서 어떤 경우에는 끝까지 합의된 의견을 도출하는데 실패하기도 한다. ‘갈등 없는 개선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갈등이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 회사에서는 ‘긍정적 충돌’을 권장하기도 하는 것이다. 변화의 추진과 현재의 업무 방식은 언제나 충돌이 있음을 전제로 하고 일을 시작해야 한다. 그런 반면에, 부정적인 갈등 상황을 지속적으로 생성하는 직원들이 있다. 협업하기 어려운 독불장군식 주장을 펼치는 직원 몇 명에 의해서 회사의 분위기가 좌우될 수 있는데, 오너에게 인정을 받고 중요 보직에 위치하고 있는 직원이 반복되는 갈등의 원인이 되는지 오너는 제대로 된 상황 파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경영을 하다 보면 오너는 의도적으로 뻔뻔스러워야 할 상황이 매우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갈등이 있고 어느 쪽에 귀책이 있는지 알고 있지만,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 싶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을 수가 있다. 오너가 직원 사이에 벌어지는 모든 일에 개입하여 시시비비를 따질 수도 없기 때문이고, 회사를 위해 현재 어느 역할이 더 중요한 지를 판단하고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줘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많으므로 진실, 공평, 공정은 인력관리의 후 순위가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에 대한 선택 역시 오너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오너가 협업이 어려운 존재와 그의 행동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지만, 그 사람의 손을 들어주는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오너 입장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런 의사결정의 결과는 어떻게 나타나게 될까? 그러면 회사는 그것으로 상황종료인가? 절대 그렇지가 않을 것이다. 변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조직과 인력은 좌절을 맛보게 되고, 향후의 개선 작업에서 위축이 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런 종류의 일들이 몇 차례 반복된다면 개선의 추진은 지속될 수 없고 개선 추진 세력은 지속적인 근무가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면 회사의 생명이 유지되는 시점까지 변화의 요구는 반복적, 지속적으로 제기되나, 다시 추진 동력을 갖는 것이 쉽지 않고 시행착오를 되풀이하게 된다. 그래서 개혁(改革)이란 말의 의미가 가죽을 바꾸는 것과 같은 고통이 수반된다는 의미에서 시작된 것이며, 시기를 놓친 기업체는 쇠락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어 2세 경영까지 이어지기가 어려워진다.


 어찌 보면 변화를 위해서는 갈등의 상황이 발생되는 것은 불가피하며, 이때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입장에 있는 것은 2세 경영자이다. 본인이 주체가 되어 변화를 시도하는 상황이 될 것이므로, 개선 조직과 현업부서의 대립은 2세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 그렇지만 2세가 아직 회사에 확실히 자리 잡지 못한 경우에, 아직 의사 결정권이 오너에게 있으므로 어떻게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분위기가 바뀌게 된다. 생산과 영업조직의 책임자는 오너의 신임을 받으며 오랫동안 근무해 온 경우가 많아, 2세의 설득이 잘 안 먹힐 가능성이 많다. 오히려 오너에게 개선 프로젝트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제동을 걸려고 하는 행위도 하며, 일종의 권력싸움의 양상으로 가기도 한다. 이때 2세가 본인의 주장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이런 양상이 몇 번 되풀이되면 직원들은 2세의 개혁에 반감을 갖게 되고, 역량을 의심하게 된다. 회사의 변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기대했던 직원들이 실망을 하면, 이는 곧 직원을 매너리즘에 빠지게 하고 회사는 활력을 잃게 된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100% 동의가 안되더라도, 개혁을 시도하다 실패하는 것이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백배 낫기 때문에 시도를 포기할 수는 없다.


변화의 시도에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본인들은 나서지 않으며, 뒤에서 흠집을 내려는 성향을 가진 주요 보직자들을 찾아내어 제거해야 한다. 그런 성향은 한 번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계속 반복될 것이기 때문에 두고두고 회사에 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의 필요성 때문에 그들을 계속 중용한다면, 내포된 문제의 해결을 이연하는 것에 불과해 문제는 다시 불거질 것이기 때문이다. 2세 경영자는 그런 보직자를 제거하기에 아직 힘이 부족하여 오너가 물러서고 난 다음에 본인이 힘이 생겼을 때 시행하려는 생각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 시기가 언제 올지 모르지만 그동안 개선작업은 중지될 수밖에 없고, 그 손실은 순전히 회사의 몫임을 생각해야 한다. 


오너가 직원들에 대해 알아야 할 핵심 사항은, 개선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려 하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특히 오랜 근속을 하고 있는 본부장, 팀장급의 직원이라면 생각의 변화를 강하게 유도해야 한다. 그들의 주된 업무 영역에 대해서는 역량을 평가하면 되지만, 회사의 변화의 시도에 대해서는 앞에서는 동조하는 척만 하고 뒤에서는 비난을 일삼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앞에 나서지 않고 편안하게 월급 받으며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보편적 특성이기 때문에 실행을 하려는 의지와 자세의 지속 확인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특정 조직의 책임자가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는 개방적인 태도이다. 회사의 중요하고 고질적인 문제들은 협업이 아니면 해결될 수 없는 사항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열린 태도가 중요하다. 자기 영역을 지키기 위한 방어적 태도를 가진 조직의 책임자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다른 장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협업의 태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 회사 전체 최적화의 방해물이 될 것이니 장기적 관점에서 판단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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