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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 Nov 14. 2024

스러져가는 것은 아름답다

12년간 동고동락한 벽시계가

마지막을 준비한다

하나씩 스러지는 부품을

떠나보내고도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매끄럽던 관절은

딱딱 뼈 깎는 소리를 낸다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을 놓지 않는다

놓지 않는 마음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인간의 마지막 페이지를 바라보듯

시계의 마지막을 바라본다

스러져가는 것은 아프지만

숭고해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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