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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토니 Apr 22. 2024

미국인턴 취업기 1부

J1비자 성공 취득기

캘리포니아 - 그랜드 캐년


2015년 봄, 대학교 3학년 재학시절 학교는 뒤로한 채 우아한형제들에서 계약직 디자이너로 근무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학생신분으로 회사에 다니기 위해선 취업계를 냈어야 하지만 재학 중인 대학교는 편입으로 들어갔는데 교수님들은 좋게 봐줄 리 없지요. 결국 취업계는 수리되지 못하고 직장에 매진하느라 학교출석은 뒷전이었습니다. 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에서의 근무는 학생입장에선 프로들과 함께 일한다는 자체가 큰 영광이고 재미였습니다. 실무기술을 하나하나 배우면서 학교의 배움에 큰 흥미를 못 느꼈던 것도 있습니다. 돌아서 생각해 보면 학점취득은 당시에만 할 수 있는데 후회되는 부분도 존재합니다.


당시 사장님이었던 김봉진 대표님께서 "OO야 이제 디자인실로 올라와야지?"라고 넌지시 말씀해 주셨고 그 의미는 곧 정직원계약할래?라는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너무 부끄럽기도 하고 자신이 없어 적극적인 대응을 못한 채 넘어갔었습니다. 아마 당시 프로젝트였던 음식사진 촬영 및 합성을 할 당시 매일 밤늦게까지 남아 보정작업에 열중하던 모습을 좋게 봐 주셨던 것 같습니다.


현재는 잘 모르겠으나 그 시절, 매주 금요일 우아한런치라는 타 팀의 직원들과 조를 이루어 점심식사를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저는 디자인실의 디자이너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타 팀과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에 디자인실 인원이 있으면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들을까 항상 설렜었습니다. 당시 디자인실의 팀장님이었던 A팀장님은 지나가는 말로 '내가 영어만 잘하면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었을 텐데'라고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네요.


20대 중반이었던 치기 어린 시절 그 말의 의미는 곧 '내가 영어를 잘할 수 있다면 나도 더 좋은 기업에 입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말도 안 되는 논리가 대뇌의 전두엽사이에서 스멀스멀 피어올랐습니다.


대한민국의 여느 사람들과 같이 수능영어로 단어만 주야장천 외우던 저는 말 그대로 영어를 너무 잘하고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영어 공부를 각 잡고 하자니 동시에 20대 중반인 나이에 경력이 끊기는 것도 원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미국을 건너가 영어공부도 하고 돈도 벌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던 중 J1이라는 비자를 알게 되었고 이 J1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선 미국 내 회사에 인턴십프로그램으로 참여하여 오퍼레터를 받아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야무야 우아한형제들에서의 계약이 종료되고 미국 내 디자인잡 오퍼를 찾아 나섰습니다. 당시에는 J1비자 인턴십 프로그램을 네이버 카페 같은 곳에서 모집을 했었습니다. 많은 직업들이 로스앤젤레스에 몰려있었고 저는 한 가지 원칙을 세웁니다.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미국을 가는데 LA는 한국어만 해도 먹고살 수 있다는 후기들을 보고 LA는 인턴십프로그램 목록에서 제외했습니다.


계속해서 레주메를 넣고 20여 군데의 회사들을 Skype로 면접을 보며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절 보며 벽을 느꼈습니다. 이대론 한 군데도 합격을 못할 것 같았습니다. 이때 묘책이 떠오릅니다. 먼저 레주메에서 나오는 질문들을 리스트업 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달달 외웠습니다. 도저히 외워지지 않는 건 카메라 근처에 포스트잇을 붙여 대응했습니다.


결국 캘리포니아 Irvine에 위치한 Spgien이라는 한국회사에 합격을 했더랍니다. 한국회사이지만 LA가 아닌 게 너무 좋았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영어도 한마디 못하고 미국에서 지낼 곳도 없고 지내는 방법도 모르는데 어떻게 이렇게 미국을 갈 생각을 했는지 기도 안 찹니다.


그렇게 오퍼레터를 들고 J1비자를 심사받으러 종로에 있는 미국대사관에 입성했습니다. 대사관에 근무하는 직원에게 오퍼레터와 신분증, 그리고 대학교 성적표를 꼬깃꼬깃 내밀고 면접을 봅니다.


면접을 보는 대사관직원이 대학교 성적표를 보자 인상이 찌푸려집니다. 그리고 몇 마디 물어보더니 또 쭈뼛쭈뼛 대답을 못하는 절 보고는 반려도장을 쾅 찍습니다.


이때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거 미국 못 가겠는데? 학교 열심히 다닐걸..'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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