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유가 있다. (32번째 이일)
잔소리가 늘어가는 것을 내가 느끼게 되는 순간
아 어쩌다 여기까지 왔나 한숨이 나온다.
예전에는 나 또한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저런 잔소리를 늘어놓아서 얻어지는 게 무엇일까
말을 하는 사람도
그 말을 듣는 사람도
지겹고 지칠 뿐인데
그런 말은 굳이 왜 하는 것일까 하는.
시건방진 생각을 하며 살았었다.
어떤 인간관계 전문가가 말하기를
잔소리는 파국으로 치닫는 지름길이라던데.
그 사람은 어떤 인내심을 가지고 살길래
그게 가능한 건지 묻고 싶다.
그냥 상대가 듣기 싫은 말은 모두 잔소리로 취급되는 것일까.
정확한 잔소리의 뜻을 찾아보면
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거나
필요 이상으로 듣기 싫게 꾸짖거나 참견하는 거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국어사전이 정의하는 잔소리는 정말 불필요하다는 말이다.
요즘 들어 꽤나 많은 불필요한 일을 하는 내 입장에선
뭔가 억울하긴 한데
그럼 지금 나는 그 쓸데없는 짓을 하면서
동시에 나와 상대의 기분까지 상하게 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와..
근데 문제의 잔소리를 하게 만드는 상황은
도대체 누가 만드냐는 거다.
필요한 만큼의 말을 해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거나
그 상황이 또다시 발생될 것이 뻔하기에
이미 많은 상황을 겪고 예상할 수밖에 없기에.
그렇기에 내 입에서 불필요한 잔소리가 튀어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럼 그 상황을 그냥 방관하고 있으라는 걸까.
속에서는 열불 천불이 나는데도.
그건 어떻게 하는 건가. 도대체.
무조건 잔소리를 하지 마라 할 것이 아니라.
왜 그 말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된 건지.
먼저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잔소리꾼을 대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