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고백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by 김로기

오늘도 뱃속에서 꿈틀대는 너와 함께 잠을 깨고 말았네.

요즘 들어 부쩍 깊이 잠드는 게 힘들어져서

혹시나 나 때문에 너까지 잠 못 드는 건 아닌지

괜히 미안해지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어

눈을 비비며 최대한 잠에서 온전히 깨지 않으려고

반쯤은 눈을 감고 화장실에 다녀오고

늘어진 배가 힘겨워 얕은 베개를 배밑에 받쳐둔 채로

잠시나마 눈을 붙였다가 그마저도 다시 깨고 말았어

조금씩 자세를 바꿀 때마다

마치 너도 함께 자세를 바꾸는 건지

크게 요동치는 너를 느낄 때마다

좀 전까지 고통스러웠던 나를 잊고

웃음이 난다.

뱃속에 너를 느낄 때마다 나는 미소가 지어진다.

나의 힘듦은 너라는 존재로 인해 금세 사그라든다.

아주 작은 티끌 같던 네가

이제는 나를 안심시키기도 하고

나를 웃게 만들기도 한다.

무엇 앞에서도 나를 이토록 감사할 수 있는 사람으로

그런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너를

내가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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