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번째 고백

벌써부터 신이 나.

by 김로기

아가.

오늘은 날씨가 참 좋아.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미세먼지도 하나 없이 하늘이 맑고 깨끗해.

오늘은 며칠 전부터 미뤄두었던 빨래를 해볼까 해.

어제 네 아빠와 함께

열심히 청소해 둔 세탁기를 이용해서 말이야.

사람들 말에 의하면

적어도 세 번은 세탁을 해야 한다는데

굳이 싶기도 하고.

아직은 고민이야.

하지만 나도, 다른 엄마들도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한 마음들은 모두 한결같겠지.

네가 쓸 손수건이며

입을 옷이라고 생각하니

뭔가 무척이나 신경 쓰이기도 하네.

이런 마음으로 다들 귀찮아도 여러 번 세탁을 하곤 하나 봐.

그런데 귀찮다기보다는

설레고 신나는 일인 것 같아.

아직 처음이라 그런가 봐.

본격적으로 네 물건들을 직접 만지고 개고 하는 일들이.

이제 정말 시작인가 봐.

너를 만나기 위한 길이.

아가.

나는 벌써부터 신이 나.

너와 함께 할 일상과 경험할 것들이

그동안 살아오면서 겪은 모든 일들 중에

가장 재미있고 행복한 일이 될 것만 같아.

매일이 재미있기만 할 수는 없겠지만

매 순간이 행복한 날들이었다는 것을

너도 나도

잊지 않고 살아가길 바라.

그리고 꼭 그렇게 될 거야.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2화열두 번째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