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의 모든 순간을 귀하게 여기기를 바라며.
오늘은 창 밖에 비가 내리고 있어.
네 아빠와 모처럼만에
일정 없이 푹 쉬어도 되는 날이라
늦게까지 자려고 마음 먹었는데
배가 고픈 건지
새벽부터 신호를 보내는 너 때문에
끝내 일어나고 말았어.
결국은 내가 배가 고픈 것 일수도 있겠지만
왠지 너의 존재가 느껴지기 시작한 이후로는
너는 내 일상의 많은 핑곗거리가 되어주곤 해.
배가 고플 때는 네가 배가 고프다 보채는 것이고
무엇인가 먹고 싶을 때는 네가 먹고 싶다고 알리는 것이고
밖에 나가고 싶을 때는 네가 나가고 싶은 것이며
내 몸이 힘들 때는 네가 힘들어한다면서 말이야.
이런 핑계가 그저 핑계가 아닌 때가 곧 오겠지만
그때도 지금처럼
모든 것에 해맑게 반응해 줄 수 있으려나 싶기는 해.
매사에 호기심이 많아지면서
점점 먹고 싶은 것도
보고 싶은 것도 많아질 네가
귀찮아지는 순간이 오지는 않을지
그냥 모른척하고 지나가고 싶어지지는 않을지
그저 나도 지쳐가는 내 한 몸 감당하기 버거워서
그런 너의 바람들에 무심해져 가지는 않을지 말이야.
그저 창밖에 내리는 비를 보고도
조곤 조곤 네게 말을 건네는
지금의 나처럼.
훗날의 나도
부디 너와의 모든 순간을
귀하게 여기고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