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째 고백

나의 바람들이 너를 무겁게 만들지 않기를.

by 김로기

오늘은 네 아빠와 함께

네가 태어나면 누울 침대를 조립했어

생각보다 크기가 커서 놀랐어

갓 태어났을 때 너만 할 인형을 올려놓아 봤는데

굴러다녀도 될 정도로 침대가 크더라고

우리 침대 옆에 붙여두고

자장자장 하는 시늉도 해보고

얼마 뒤면 그 자리에 네가 누워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하더라고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은 거겠지

너를 볼 날이.

너 대신 침대 위에 누운 인형만 봐도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실제 너를 보고 있으면 얼마나 귀여울지.

할머니는 너무 귀여워서 깨물 것 같다고 하는데

나도 어찌할 바를 모를 것 같아

세상에 이렇게 조그맣고 귀여운 존재가

내게로 오다니

꿈만 같다.

건강하게 우리를 만나러 올 너를 생각하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마음이야.

이 마음이 영원히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뜻에서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만

언젠가는 나도 너를 향한 다른 마음들이 자라게 될까.

어디서든 조금 더 우위에 있기를 바라고

누구보다 우리를 먼저 봐주기를 바라고

너를 향한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고

어쩌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될지도 모르는

그럼 바람들이

너를 무겁게 만들지 않기를.

그런 바람들이 모두 나의 욕심이라는 것을

순간순간 깨달을 수 있는 내가 되길 바라.

지금 이 순간 건강한 너 이외에는

더 바랄 것이 없는 나인 것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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