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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rth Vader Oct 17. 2024

괜찮아?

괜찮길 바라는 간절함

#7. 괜찮아? 


 많은 사람들의 안부를 묻다가 문득 내 가장 소중한 이의 안부를 묻지 않고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 괜찮으면 하는 ‘바람’ 때문인지, 괜찮아야만 한다는 ‘간절함’ 때문인지, 괜찮지 않다는 것을 안다는 ‘외면’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마음 안에 넣고 차마 꺼내지 못할 말이야.


“괜찮아?”


 우리는 서로를 살피는 일에 서투른 만큼이나 자신을 살피는 것에도 서툴잖아. 그런 우리가 살피지 않으면 안 될 두 괴물을 만나 사는 삶이 괜찮을 리가 있겠냐마는 당신이 소중한 만큼 괜찮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간절해.


 당신은 알겠지. 내가 ‘괜찮아?’라고 물을 때마다 ‘괜찮아야 돼!’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는 것을. 그래서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응’이라고 답할 때도 많다는 것을 알고 있어. 사랑하는 이에게 짐을 더 얹어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 ‘이 사람도 모르는구나’라는 외로움이 겹치는 이 짧은 답변에 나는 아닌 걸 알면서도 넘어갔는지도 몰라.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참 많이도 노력하고 있잖아. 그런데 이제 조금 알 거 같아. 마냥 행복하진 않아도 된다는 것을 말이야. 어떤 날은 보통의 날을 보내고, 어떤 날은 조금 슬퍼도 되고, 어떤 날은 잠시 도망을 가도 되고, 그러다 어떤 한 날은 행복하기만 하면 되는 거겠지. 그리고 가끔 서로에게 ‘괜찮아’라고 말해주며 안심을 주면.. 그것이 우리를 만나게 하신 이유일 거야.


 20대 이후 당신에게 매일 새벽마다 찾아왔다는 악몽. 나는 그저 나와 함께하는 동안 당신이 꿈을 꾸지 않는 날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깊이 잠드는 날들이 많아지길 바랐어. 이것이 당신이 괜찮길 바라는 나의 진심이라는 걸.. 당신도 알 거야.


 나는 오늘도 당신이 괜찮길 바래. 그리고 기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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