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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야 Apr 17. 2024

3화. 무지와 절망 사이

닮음과 기대, 그리고 기댐

너 OO 동생이지?

형과 나는 무척이나 닮았다. 명절이 되면 친척들은 아직도 헷갈려하신다. 어렸을 때도 그랬다. 그렇기에 학교에 가면 나는 선생님들에게 들었던 얘기였다. 3살 터울이었지만, 현재는 없지만 나는 빠른 년생으로 일찍 학교를 가고 싶다고 졸라 형과 2년 차이를 두고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초등학교 때, 형과 똑같은 외모로 선생님들이 한눈에 나를 알아보고 늘 동일한 말을 했다. 시골이기에 한 학년에 120명 정도였다. 그렇기에 학년이 올라가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하기에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형은 학교에서 수재로 유명했고, 나는 그렇지는 못 했다. 부잡했고 그냥 친구들과 공을 차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한 사실이 그늘 속에 살게 만들었다.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지는 월식처럼 점점 내 세상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가족을 제외하고 선생님들의 모든 기준은 형에 맞춰지기 시작했다. 형의 운동 능력, 학업 능력, 성격 등 나에 비해 모자라는 부분이 없었다. 심지어 동네 형, 누나들에게 대하는 태도들 마저도 말이다. 나는 그것이 불행, 인생을 바꾼 일이 될지는 꿈에도 몰랐었다. 시험을 봐도 운동을 해도 모자란 동생은 형의 그늘에 있었다. 그래도 형이 좋았기 때문에 형을 따라다녔다. 


어두운 곳에서 빛을 들고뛰는 주자에게 가장 어두운 부분은 주자의 바로 뒤가 되겠지만, 빛을 들고뛰는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시간이 지나고, 늘 형의 그늘에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중학생이 된 형은 몰락이 시작되었다. 학업과 운동은 집어던지고, 게임과 일본 애니메이션을 극도로 좋아하는 형이 되었다. 그리고 형의 사춘기로 인해 형제간 대화는 점점 줄어갔다. 


주변에서 형에게 걸었던 기대와 근황 물음은 집을 힘들게 했다. 학교에서 상위 5% 대에서 놀던 형이 중하위권으로 떨어졌으니 말이다. 학부모 사이에서 들리게 되는 풍문은 부모님을 적지 않게 괴롭혔을 것이라 생각한다. 집은 맞벌이를 했지만, 주 소득원은 아버지의 녹봉이었다. 아버지의 잦은 음주와 밀려가는 승진 문제 또한 우리 집의 분위기를 안 좋게 만들었다. 과음을 하시고 나서 술버릇이 좋지는 않으셨는데, 동시에 자주 음주를 하셨기 때문이다. 


나는 어렸을 때 눈치가 빨랐다. 정확하게는 많이 봤다는 표현이 맞다. 매년, 매 분기는 아팠기 때문에 눈치를 많이 봤다. 그리고 나는 눈치챘다. 나 또한 무너진다면 집이 풍비박산이 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말이다. 어머니가 많이 힘들어하시는 걸 목격했다. 어머니의 성격을 물려받은 나 또한 그렇고 어머니도 그렇지만 욕심이 있으신 편이다. 자식이 그리고 남편이 자신의 예상 및 욕심과 다르게 흘러갔으니 그 상황이 고통스러우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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