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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은소리 Aug 20. 2024

뉴질랜드 나의 첫 고양이 벨리!

약속해



예전 아이 교육문제로 해외생활 할 때 고양이를 처음으로 입양을 하였다.

뉴질랜드는 대도시를 제외하곤 거의 다 단독주택 생활을 하고 있는데,

집집마다 고양이와 강아지 한 마리 이상은 키우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의 나라이다.


외동 딸아이의 유학생활의 외로움을 달려주려고 1차로 알레르기 테스트 기간을 거쳐고, 우리나라로 치면 동물구호 단체 비슷한 곳에서 아기 고양이를 입양하였는데 어찌나 소심하고 얌전한지 안쓰러울 정도로 겁이 많은 냥이 었다.


남자냥이로 이름은 벨리라 지어 부르며

애착관계 형성에 큰 어려움 없이 서로에게 스며들었으며  완전한 가족구성원으로 자리 잡았다.



벨리는 집고양이임에도 게러지 고양이 구멍으로 정원이나 집 밖에 자유로히 드나들며 생활하였다.

우리나라 아파트에선 상상할 수 없는 생활환경에

처음엔 깜짝 놀라기도 하였다.


어쩌다 집안에서  안 보여 "벨리" 하고 부르면 정원 한쪽에서 한가로이 살을 쬐며 졸고 있기도 하고

밤에는 나가서 동네 각양각색의 고양이들과 다 함께 반상회를 하듯 길가에 한데 모여 있기도 하였다.



고양이 반상회를 마치면 슬며시 들어와 내 발밑에서 잠이 들곤 하였는데

덕분에 나는 꼼짝없이 움직이지 않고 자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있다.

다리에 쥐가 올라와도 가까스로 참으며...


사자같이 잘생긴, 진중하고  착하고 , 얌전한 벨리!

노르웨이숲 품종과  믹스된 고양이다.



6년 가까이 가족으로 살아온 벨리!

딸아이는 미국대학으로, 우리 가족은 다시 한국으로 귀국할 즈음, 벨리와 함께 귀국할 것인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딸아이는 무조건 데리고 가자고 떼를 썼으나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뉴질랜드에 두고 온 이유를 말하자면?

자유로히 집과 밖의 생활을 병행하던 고양이를 답답한 아파트생활에 힘들어할 듯싶었고  장시간 비행기 짐칸에서 무서움에 떨어야 할 상황도 안타까웠다.

때마침 뉴질랜드에 우리 집 근처에 사시는 고모네에서 벨리를 놓고 가면 안 되냐고 부탁을 하였다.

벨리 건강검진을 모두 완료 후

비행기표까지 구입했으나 결국엔  취소까지 한 상황이라 딸내미는 한동안 패닉상태였다.


고모네에 벨리를 두고 온 우리 가족은 특히 딸내미 앞에서는 벨리란 이름이 금기어로 되어 몇 년간은 입 밖으로 꺼낼 수조차 없었다.

벨리 이름을 말하는 순간 딸은 대성통곡을 하였기에..


해외생활 중 딸아이가 외롭고 힘들 때 많은 위안과 사랑을 나눠줬던 우리 집 첫 고양이 벨리!

딸에게는 반려묘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던 고양이였다.

.

사랑하는 나의 첫 고양이 벨리!

건강히 생활하고 있으렴 너를 다시 만나러 누나가 간다고 약속했으니까!

.


피터의 묘한하루 연재는 20화로 마감합니다.

그동안 피터를 사랑해 주신 독자님들께 깊은 감사 인사올립니다. 조만간 또 다른 이야기나 아니면 피터시즌 2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무더위 건강 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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