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생활 할 때 동기가 4명이었다.
나는 중대 본부 행정병, 한 친구는 취사병으로
또 한 명은 2종 창고 병이었고 한 명은 부식 추진병으로
전방 부대에 보급품을 수송했다.
4명은 각자의 위치에서 근무를 하다가
토.일요일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대밖으로 나가 잠깐잠깐 ‘사식’을 먹고 들어왔다.
그러다가 병장이 되어 전역을 앞두고 있는데
부식 추진병하던 동기가
어느 날 폭탄 선언을 했다.
“나 말뚝 박을래!!”
동기 3명은 어안이 벙벙했다.
동시에 “왜?”를 외쳤다.
갑자기 집안이 어려워져
나가도 대학 중퇴해야 하고
막막하다고 했다.
마침 부대에서도 그의 체격 조건이나
통솔력 등을 아까워해 장기 하사관을 권하기도 했다.
3명은 온갖 말을 다해 설득했지만
그는 꼼짝도 안 했다.
그때 내가 날린 말이
“야이 새끼야! 대한민국 병장은 말뚝 박지 않아!”
그리고 한참 동안 조용했다.
“너희들 마음은 고마운데…한번 다시 생각해 볼게”
결국 그 친구는 우리와 함께 전역을 했고
복학을 했으며
나중에 대기업의 기획팀에 입사를 했다.
우리가 전역을 하고 5년 정도 되었을 때
서울에서 만난적이 있었다.
술이 들어가자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나 말뚝 박을래!”하면서
그 친구를 놀렸다.
지금은 소식이 다 끊겼지만
푸른 제복에 꿈 많던 우리는
중년이 되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