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 문구로 만나는 평범한 사람들1
요즘 빠진 일 하나는 옛날 사람, 그 가운데서도 평범한 사람들의 묘비 문구를 살펴보는 거다.
지금까지 쉽게 찾아낸 묘비 문구는 주로 고대 그리스, 로마, 18,19세기의 영국과 미국의 묘비 문구였다.
오늘 기억에 남는 묘비 문구는 이랬다.
"나와 즐겁게 지낸 나의 남편은 스크라데이우스 카드무스다.
우리는 마음으로는 하나였고 성격으로는 쌍둥이였다."
_이탈리아 남부 베네벤토에 남아 있는
이천 년 전 로마시대 여성, 헬비아 프리마의 묘비 글귀
묘비 문구는 본인이 직접 남기거나, 주변 사람들이 작성한다.
이 정도면 남편이 작성했을 법한 문구는 아니고
헬비아 프리마 본인이 남긴 말일 테다.
단순히 물리적으로 함께 사는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 아닌,
마음이 통하고 성격이 통하는 배우자를 만나는 즐거움.
이천 년 전의 묘비 문구에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
결혼 생각이 별로 없다가도 결혼 땡기게 하는 문구다.
물론, 꼭 결혼이 아니더라도 이런 친구 하나 둘쯤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좋은 일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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