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클. 소모임을 열어봤습니다.
짧게는 30초, 길게는 45초 안에 사업을 임팩트 있게 설명하는 걸 엘리베이터 피칭이라고 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 멘토링을 받았을 때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표님들과 함께 엘리베이터 피칭을 연습하고 서로 피드백을 줬던 경험이 좋았습니다. 그 때문에 사업을 준비하는 분들이면 꼭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관련 글을 쓰고 Thread(이하 스레드)에 공유하기도 했죠.
글을 보고 공감해 주시고 함께 연습해 보는 것에 관심을 표현해 주는 분들이 있어서 제한된 인원을 모집해 엘리베이터 피칭 클럽(이하 엘피클)이라는 소모임을 진행해 봤습니다.
온오프라인 사업 기반을 갖고 브랜드를 빌드업하고 있는 사업가, 온라인 마케팅 대행을 하는 1인 사업가,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창업자, 사이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분까지 주로 예비~초기 단계의 창업가들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참석자 중에는 대만 분도 있었습니다. 한국어를 잘 하지만 사업을 간결하게 설명하는 건 다른 차원이라 엘피클에서 연습하며 자신감을 더 얻고 싶다고 했습니다. 온라인 모임이다 보니 한국이 아닌 캐나다에서 참석한 분도 있었습니다.
참석자들의 시간과 물리적인 거리를 생각해 엘피클 모임은 온라인 줌(Zoom)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모임 시간은 1시간으로 정하고 첫 모임에서 얻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한 번 더 연습 후 두 번째 모임까지 하는 걸로 모임의 구성을 짰습니다.
첫 모임에서는 돌아가면서 엘리베이터 피칭을 한 후 그다음 피드백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섯 명의 피칭을 모두 듣고 한 명씩 피드백하려고 하니 기억이 희미해졌습니다. 피칭을 하고자 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사전정보 없이 듣고 피드백을 주다 보니 피드백의 범위도 너무 넓어지고, 계획했던 시간보다 오래 걸리게 되더군요.
첫 모임을 통해 아래와 같은 개선 포인트를 도출했고, 이를 반영해 두 번째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1. 모임 시간은 1시간에 맞춰 끝내자
2. 제한 시간 10분 동안 45초의 피칭과 피드백을 이어서 하자
3. 10분 제한시간이 끝나면 리더의 진행으로 다음 사람으로 넘어가자
4. 엘리베이터 피칭을 하기 전 피칭의 대상과 상황을 알려주자
5. 사업에 대한 피드백보다는 피칭과 메시지에 대한 피드백에 집중하자
첫 모임에서 얻은 레슨을 반영한 결과는 대만족이었습니다. 목표한 대로 1시간에 정확하게 끝낼 수 있었고 첫 모임보다 훨씬 매끄럽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엘피클을 하며 참석자 모두 공감했던 부분은 더하는 것보다 덜어내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45초 안에 내 사업을 누구에게나 쉽게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은 어쩌면 투자유치를 위한 기술보다는 내 사업을 성찰하고 핵심에 도달하는 기술이라는데 더 큰 의미를 두었습니다. 또한 모임을 통해 나만큼이나 사업에 진심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네트워킹에도 큰 가치를 발견했습니다.
두 번째 모임을 끝내고 참석자 모두가 만족해하시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는 얼떨떨하기도 했습니다. 블로그 글로 시작해 '모여서 한 번 해볼까'라고 했던 게 여기까지 왔으니까요. 참석자 분들은 기수제로 하면 좋겠다. 커뮤니티로 발전해 연말에는 알룸나이 네트워킹 행사도 하면 좋겠다는 미래지향적(?)인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실제 경험하기 전까지는 얼마나 많은 분들이 엘피클의 필요성을 공감할지 모르겠습니다. 두 번의 모임을 통해 얻은 가치와 레슨이 있으니, 필요를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면 추가 모임을 열어볼까 합니다. 혹시 이 글을 보고 엘피클 참여에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폼을 작성해 주시면 모임 개최 시 이메일을 통해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