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롬복 길리 트라왕안 1

다시 아시아대륙, 12번째 나라, 2번째 도시

by 해피썬

우리의 다음 여행지는 한국에선 예능프로그램 <윤식당 1>로 많이 알려졌지만 사실 가까운 호주를 포함한 다른 나라에선 이미 인기여행지인 롬복 길리 트라왕안 섬(Lombok Gili Trawangan Island)이다.


사누르에서 발리 빠당바이(Padangbai) 항구로 이동 후 길리 트라왕안 섬까지 갈 때 현지인들이 타는 대중교통 같은 배도 있지만 이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아예 후보에서 제외하고 사설업체의 패스트보트를 알아봤다.


우리가 여행할 당시에 많은 여행객들이 이용하는 패스트보트 회사가 에카 자야 패스트보트(Eka Jaya Fast Boat)와 파타고니아 익스프레스(Patagonia Xpress) 2 곳 정도 있었는데 둘 다 가격이나 서비스가 비슷했다.

둘 다 700,000 루피아(당시 환율로 원화 약 55,000원)에 패스트보트뿐 아니라 빠당바이 항구에서 차로 약 1시간 정도 거리의 사누르 우리 숙소로 무료 픽업이 포함되어 있어 예약 가능한 날짜를 비교해 보고 갈 때는 에카 자야 패스트보트를, 올 때는 파타고니아 익스프레스를 이용했다.


둘 다 배 크기가 적당히 커서 이동시간 동안 크게 흔들리지 않아 멀미가 없던 점은 비슷했는데 에카 자야 패스트보트는 배에서 그때 당시의 최신 영화였던 <쥬만지: 새로운 세계>까지 틀어줬다. 영화를 보면서 편하게 앉아있다 보니 길리 트라왕안 섬에 잘 도착해서 오히려 40분의 승선 시간으로 인해 영화를 끝까지 보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였어서 남편과 우리끼리 평가에선 파타고니아 익스프레스보다 아주 약간의 좋은 점수를 받았다. :)



길리 트라왕안섬이 휴양지로 유명한 만큼 작은 섬에 굉장히 많은 숙소가 있었고 특히 바다에 가까울수록 숙소가 인기가 많아 금액이 비싼 편이었다.

섬 안쪽이라고 해도 걸어서 15분 이내로 숙소에서 바닷가로 나올 수 있는 섬이라 우리는 조금 저렴한 안쪽 숙소를 잡았다. 단 3개의 빌라형 개인룸이 나란히 있고 그 앞에 큰 수영장이 있는 숙소였는데 일하는 사람들이 한 가족으로 가족이 같이 작은 규모의 숙박업을 하는 것 같았다.

숙소에서 바닷가까지 하루는 이쪽 골목, 하루는 저쪽 골목으로 이어진 길로 걸으면서 섬 구석구석을 구경하는 것과 밤에도 시끄러운 바닷가 쪽보다 조용한 점이 오히려 좋았다.


길리 트라왕안섬은 이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동차나 오토바이 같은 내연기간을 이용한 교통수단이 없어서 자전거를 타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말마차를 타고 이동을 할 수 있어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자전거를 빌려서 섬을 돌아다녔다.

지난번 네덜란드 여행 때(네덜란드, 암스테르담 2편)처럼 우리가 세계일주를 하던 당시에 자전거를 못 타던 나로 인해 우리는 뚜벅이 여행자가 되었다. 섬이 크지 않아 숙소에서 바닷가 쪽으로 나가거나, 한 장소에서 다른 한 장소로 이동하는 게 힘들진 않았는데 일몰을 보기 위해서 섬을 거의 반바퀴 걸어서 가야 했을 때는 자전거를 탔으면 훨씬 편했겠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남편한테 미안해졌다.



어쨌든 페리에서 내려서 아름다운 바다색에 감탄하기를 잠시, 일단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기 위해서 숙소로 향했다. 숙소 3개의 방 중 가운데로 배정받아 숙소에 체크인을 한 후 짐만 풀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동네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섬이라서 확실히 크고 저렴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마트는 없었고 집에 딸린 가게에서 최소한의 물건들만 파는 동네 구멍가게들만 간간이 보였다.

조식은 숙소에 포함되어 있어서 매일 점심, 저녁을 먹을만한 식당들을 눈여겨보면서 바닷가 쪽으로 나와서 다시 한번 파란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느린 걸음으로 돌아다녔다.


앞일을 알지 못한 채 물놀이는 섬에 있는 동안 원 없이 할 수 있으니 본격적인 물놀이는 다음날 하기로 하고 발만 물에 담갔는데도 기분이 좋았고, <윤식당 1>에서 나왔던 식당이나 거리를 보면 처음 와본 곳임에도 괜한 익숙함에 반가워졌다.


동네를 슬슬 돌아다닌 것만으로도 대강 섬의 어디에 뭐가 있고, 어느 방향에 있는지 감이 잡혀서 각 잡고 앉아서 계획을 세우지 않았음에도 섬에 들어가기 전에 6일간의 섬 체류기간 동안 해야지 생각했던 것들을 언제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계획이 쉽게 세워졌다.


다음날 할 물놀이와 스노클링을 기대하면서 길리 트라왕안 섬에서의 첫날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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