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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폐지

별 다섯 프리스쿨(D51)

by Esther Active 현역

트럼프가 트럼프 할 모양새다. 교육부 폐지를 건의했다. 물론 트럼프는 그전에도 교육부 폐지를 제안한 적이 있었다. 현재까지 트럼프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 사람으로 거론되는 일론 머스크의 지지 뒷면에는 교육 정책에 관한 두 사람의 공통된 생각이 있다. 연방 정부 기관으로서의 교육부를 폐지하고 각주가 교육 정책과 기준을 마련하여 각자도생 하도록 하게 하자는 것이다. 교육부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양질의 고등 교육을 제공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고 균등한 교육 기회가 제공되도록 하여 저소득층의 어린 자녀가 공부할 수 있는 Head Start 프로그램이라던가 저소득 자녀의 대학 등록금 지원 프로그램인 Pell Grants, 학자금 대출이라던가라던가 21세 이하 장애아를 위한 특수교육용 소스를 제공하는 것 등이 그 역할이었다. 그런데 이것을 연방에서 주 정부로 넘기면 당연히 잘 사는 주는 혜택이 많을 것이고 못 사는 주는 혜택이 적지 않을까 생각된다. 당연히 보수적인 주에서는 보수적인 정책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고 다소 진보적인 주에서는 다소 진보적인 정책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물론 그중에는 LGBTQ와 성평등 보장등 오바마 바이든 정부가 열심히 확대해 왔던 보호 정책도 대거 축소 삭제 될것으로 보인다. 내가 사는 주는 Baptist이 많은 곳이라 그나마 보수적이어서 총기 문제와는 별개로 마약이라던가 동성애 등에 관해 다소 보수적이었지만 여러 가지 연방 정책이나 규제 또는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움직여 왔던 것도 사실이다. 한 번은 유명한 로컬 브런치 카페를 갔다가 화장실이 급해 들어가려는데 화장실 문이 잠겨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다렸다 들어가려는데 콧수염 난 남자가 화장실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순간적으로 내가 남자 화장실 앞에 줄을 잘못 섰었는 줄 알고 옆 남자 화장실을 싸인도 안 보고 들어갔다 남자 소변기를 발견하고서야 다시 나와 싸인을 재차 확인한 적이 있었다. 이런 일이 왜 벌어졌냐 하면 "공중 화장실 법"이라고 해서 보이는 외모와 상관없이 스스로 여자라고 생각하면 남자가 여자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 법에 따라 이 남자는 여자 화장실을 쓴 것이고 나는 그걸 뉴스로는 들었지만 실제 생활에서 경험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착각을 일으킨 것이다. 이런 상황이 교육 현장인 중학교에도 고등학교에서도 벌이 진다. 때론 그냥 멋져 보이고 싶어서 그런걸 흉내내는 아이들도 있다는 걸 안다.

사실 교육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단순한 지식과 심도 깊은 지혜뿐 아니라 도덕과 비도덕, 윤리와 비윤리,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우리가 동물원 동물과 다름을 강조하는 게 교육이 아닐까 싶다. 살고 싶은 대로 살고 욕망이 시키는 대로 본능이 시키는 대로 따르라고 가르치는 게 교육이라면 우리는 이미 교육을 포기한 게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경험한 미국 교육 정책과 방향을 보면 일부 소수가 "who you love and how you born"에 따라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지 않겠다는 취지는 좋았으나 그로 인해 다수를 역차별하는 정책을 펴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가 무슨 일을 해도 "나 원래 이렇게 태어났으니 너희들이 이해해야 해, 그리고 그에 맞는 법을 만들어 나를 보호해 줘"를 강요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역차별받는 다수는 어떻게 할까? 미국에는 여러 Belts가 있다. 내가 속한 주는 Bible Belt이다 성서 주의로 기독교 근본주의 영향이 크다. 어쩌면 이번 기회에 연방에서 벗어나 Bible Belt로서의 교육 정책과 가이드라인이 세워지지 않을까? 사실 오늘 아침부터 난 세 살 "자유 의지"를 존중해 주느라 마치 동물원 원숭이 한 마리가 우리를 뛰쳐나와 교실을 쑥대밭처럼 만들어 놓는데도 "신체에 동의 없이 손을 댈 수 없음" " 동의 없이 수업에서 배제시킬 수 없음" " 언제나 본인 의사가 최우선 "이란 규칙들 때문에 손을 씻어라 장난감을 치워라, 그만 좀 소리쳐라, 그만 좀 교실에서 뛰어라, 그만 좀 자리에 앉아라 강요할 수 없었다. 심지어 "셋 샐 때까지 손 씻기! 하나 둘 셋"도 할 수 없다. 그건 협박이고 강요니까. 어쩌면 이런 나에게 교육부 폐지가 답이 될지도 모르겠다. 보수적 Bible Belt는 좀 다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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