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편
스트라스부르는 프랑스 동쪽, 독일과 국경을 접한 도시로 프랑스-독일 문화의 교차점이다.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의 배경이 된 알자스 지방에 속해서 와인이 유명하고
EU의회가 위치해 있어, 제네바/뉴욕과 함께 ‘수도가 아닌 도시’로서
국제기구 본부가 들어서 있는 몇 안 되는 도시 중 하나다.
강이 도시 중심부를 둘러싸고 흘러, 보기에도 아늑하고 아기자기하다.
Strasbourg는 스트라스부르크로 읽히기 쉽지만 프랑스는 ‘스트라스부ㅎ’에 가까운 발음이다.
우리가 다닌 학교는 마크-블로크 대학 부설 어학당이고
(풀네임은 Institut international d'études françaises de l'université Mare-Blach de Strasbourg
이제 다 까먹어서 발음 못함…)
숙소는 학교 근처에 있는 ‘Gallia 갈리아’라는 기숙사였는데
1층이 0층인 유럽식으로는 4층이지만 실제로는 가운데 애매한 층 하나가 더 껴있어 엘리베이터가 없는 6층이었다.
인천에서 출발해서 거의 40시간을 걸려 드디어 도착한 유럽의 내 방!
밤에 처음 배정을 받았을 땐 다른 학생들과 다르게 방에 샤워실이 딸려있어
‘오우, 횡재했는 걸’ 하고 신났었다.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온 몸을 이끌고 간신히 짐을 다 풀고 정리해서 하룻밤을 보낸 다음날 아침.
부랴부랴 리셉션에서 방이 잘못 됐다며 짐을 빼라는 통에
새로 맞이한 방과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물건들을 쑤셔놓고 나온 아침.
저녁에 다시 가보니 큰 창 너머로 강이 보이는, 유럽의 낭만이 흐르는 곳이었다.
개인 샤워실은 없지만 바뀌기 전(반대편 방이 건너 보이는 건물 내부 뷰)은 물론, 서울의 자취방보다 몇 배는 훌륭한 방이었다.
이날 오전에 바로 학교에서 반배정 테스트를 받았는데,
듣기 시험(Test de comprehension orale)과 쓰기 시험(Test d'expression ecrit) 두 가지로
꽤 압박이 느껴질 정도로 어려웠다.
외국어 학습자의 프랑스어 구사 수준은 A1이 초급으로 시작해 A2 -> B1 -> B2 … 식으로 올라가는데
(아마 유럽의 다른 언어들도 비슷한 체계인 듯)
당연히 A1으로 생각했던 나의 반이 ETE2B로???
웃겼던 건 성(Nom)과 이름(Prénom)을 헷갈린 왕초보 노노루의 이름이
반 배치 게시물에 떡하니 올라와 있던 것.
이런 초짜 주제에 무슨 B1!!!
나중에 인솔 교수님께 여쭤보니 쓰기(문법) 점수가 그나마 높아서 반이 올라갔다고 하셨다.
그치만 말하기, 듣기가 안 되는데 어쩔?
게다가 혼자 반이 갈려 의지할 데도 없어 멘붕이 온 노노루의 앞날은 과연…
참고 : 위키백과(스트라스부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