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편
프랑스어입문 3으로 스트라스부르에 온 샤대생은 다해서 10명.
거기에 인솔 교수까지 여성 10명 남성 1명의 여초집단이었다.
크지 않은 규모라 다 같이 친해져서 밤마다 주말마다 빠짐없이 놀며 즐거운 추억을 쌓은 우리.
어떻게 그렇게 두루두루 붙어 다닐 수 있었을까?
안 그래도 넓은 기숙사 건물에 방도 여기저기 뿔뿔이 흩어져있어서
누군가의 방에 모이기가 무섭게 와인을 따고 BGM을 깔면 그날의 모임이 시작됐다.
그중 왕고였던 소정언니 방에 모이기 일쑤.
훗날 노노루가 왕고일 때 갔던 사회봉사 3에서도
모두들 노노루 방에 모였던 걸 생각해 보면…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왕고의 운명인가.
어느 주말엔 하루종일 먹부림 레전드를 찍었는데,
아침 장보기로 시작해서 공용 부엌에 모여서 준비하고, 요리하고 아침 먹고, 후식 먹고
다시 요리해서 점심 먹고, 후식 먹고, 또 요리하고 저녁 먹고, 술 마시고…
프랑스어입문 3 전속 셰프 ‘이융’(원래 지윤인데 프랑스 선생님들이 자꾸 이렇게 불렀다) 덕분에
현지 메뉴, 한식을 번갈아가며 열심히 먹고 놀았다.
밥 해 먹으려고 냄비에 프라이팬까지 샀고, 다들 바리바리 쟁여온 한식들을 아낌없이 내놓았다.
제대로 된 식탁도 없어서 급한 대로 서랍장에 상을 차리고
옹기종기 모여 서로의 먹을 것을 챙겨주며 나눠 먹었던 정겨운 시간들…
3주 동안 참 다양한 곳에서 웃고 떠들고, 먹고, 여행하니 정이 많이 들어 헤어질 때 아쉬움이 가득했다.
특히 우리에게 방을 내어주고선 헤어지는 날에는 손편지까지 전부 쓴 소정언니는
역시나 맏언니다움을 보여주었다.
10년도 더 지난 지금은 아무도 연락되는 사람이 없어 다들 잘 지내는지 너무나 궁금하다.
사실 너무 옛날이고 노노루의 성격과 성향도 지금과 조금 달라서
(지금은 사회화된 소문자 E) 좀 더 가까이 친해지지 못하고 잘해주지 못한 섭섭함이 크다.
소심 조용 노노루 데리고 다녀줘서 고마워요, 모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