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을 보낸 나의 을지로..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 생활을 충무로에서 시작을 했다.
1년 정도 짧은 시간을 보내고 직장을 옮겨 약 5년 정도를 광고와 POP 디자인 제작 업무를 하면서 을지로
인쇄소와 제작 업체를 하루가 멀다 하고 다녔다.
한창 일하던 나이인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에는 모든 광고 홍보물의 촬영, 제작, 인쇄, 제본, 제작을 충무로와 을지로에서 했다.
밤늦게까지 일하면서 수많은 식당과 함께 술집까지 많은 시간을 함께했고 나의 젊은 청춘시절을 보낸 곳이다.
지금은 재개발로 을지로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수많은 공구상가들이 오피스텔과 호텔, 주거지역으로 탈바꿈되어 가고 있다.
어찌 보면 나의 젊은 시절의 한 페이지가 사라져 가는 아쉬움 속에서 나는 그 흔적을 남기기 위해 충무로와 을지로를 가끔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일과 술자리로 찾았던 곳을 이제는 은퇴 후 어반스케치를 한다고 찾게 될 줄이야..
벌써 작년에 그렸던 을지로 공구상가 골목길은 지금은 철거로 인해 공사현장으로 변모하였고 이제 남은 일부분도 공사를 계획하고 있거나 진행 예정이라 한다.
한창 일할 젊은 시절을 을지로에서 보낸 탓일까? 나는 유난히도 그림 주제로 골목길을 좋아한다.
이번에 그린 그림도 멀리 세운상가가 보이는 을지로 골목길에 이제는 핫 플레이스가 되어버린 공구상가의
건물을 개조해 만든 맥주 집, 피자 집 등을 즐기는 젊은이들을 그림에 담아 보았다.
이곳도 곧 철수하게 되면 저 젊은이들도 많은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나처럼 추억하며 아쉬워하리라...
공구상가의 복잡한 골목길을 그릴 때는 수많은 간판과 건물을 정확하게 그리기보다는 나의 느낌을 살려서
자유로운 드로잉으로 표현하면 더 풍부하고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다.
채색 또한 자유로운 드로잉과 마찬가지로 툭 툭 무심히 던지듯이 채색을 하여 공구 상가의 어수선하고 복잡한 느낌을 그대로 옮겨 담을 수 있다.
옛 추억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는 곳을 사진으로 남겨도 좋지만 나만의 감정선이 들어가 있는 그림으로 남겨
기억되는 골목길~!
그곳에서 젊은 나를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