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2일)
오늘은 바르셀로나로 이동하는 날이다.
이번 여행을 기획하고 13일간 우리 부부를 가이드해 온 딸이 엄빠 두 사람만 바르셀로나로 보내기가 왠지 불안한 모양이다. 뉴욕으로 돌아가지 않고 바르셀로나까지 동행은 하되, 본인은 일을 해야 되기에 관광은 엄빠 두 분만 하라고 한다.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스페인 북동부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카탈루냐의 주도 바르셀로나.
로마 시대부터 지중해 무역의 중심지로서 번영했고, 스페인에 속한 역사가 길지 않아 독립 의지도 강한 곳이다.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아름다운 건축물과 중세 문화유산을 간직한 바르셀로나.
유럽 최대 구장, 세계 최대 축구전용 구장을 가진 명문 프로축구클럽 FC 바르셀로나가 있는 도시로도 유명하다.
정오 경 세비야 공항을 출발, 1시간 반 만에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공항을 빠져나오니 공항 가까이 철도, 공업시설, 상업시설, 항만, 도심이 차례로 나타나고, 야자수들이 늘어져 있는 도로를 따라 큰 현대적인 항구가 자리 잡고 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그리운 바다가 반갑다.
호텔 도착 후 식당을 찾는데 시에스타 (낮잠 문화)로 인해 문을 닫은 곳이 많다.
간단한 식사 후 카사 밀라 (Casa Milla)를 방문했다.
‘밀라의 집’이란 뜻의 이 건축물은 아파트 용도로 지어졌고 실제 주민들이 살았던 곳으로, 20세기 초반 바르셀로나 부유층들이 거주하던 아파트 내부의 가구나 인테리어 등을 구경할 수 있다.
1910년 스페인 출신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설계한 독특한 외관의 건축물로 독창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아 198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1층 마당 아래에서 위로 카사 밀라 벽 외관의 조각과 뻥 뚫린 천장 사이로 하늘을 감상할 수 있는 ‘꽃의 안뜰’, 가우디가 설계한 건축물들의 모형과 이미지 등을 볼 수 있는 ‘고래 다락방’을 재미있게 관람하고 ‘전사의 옥상’이라고 하는 옥상에서 다양한 조형물들과 바르셀로나 시내 전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특이하게 일요일에는 모든 상가가 문을 닫는데, 대신 도심의 무대 공연들과 길거리 버스킹이 군데군데 열리고 있다. 바르셀로나 성당 인근 고딕 지구에서도 거리의 악사들이 연주를 펼치며 밤거리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었다. K-pop 댄스 공연을 하는 젊은이들도 있었다.
광화문 대로와 흡사한 큰 도로상에서 손님들을 맞는, 길게 늘어선 노상 서점들도 눈길을 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아우디의 다른 작품인 카사 바트요 (Casa Batllo)는 건물 외관만 사진에 담는다.
클래식한 부다페스트나 프라하와 모던한 파리와는 다른 느낌의 다소 알쏭달쏭한 해안 도시 바르셀로나의 하루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