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4일)
바르셀로나 3일 차이자 마지막 날, 아침 식사를 마치고 뚜렷한 일정 없이 거리를 나선다.
거리마다 건축물마다 역사와 영광이 묻어 있는 거리와 골목이기에 어딜 가도 관광지요, 포토 스팟이다.
9월 20일에서 9월 24일까지, 성모마리아를 기념하는, 스페인 최대 축제 중 하나인 메르세 축제기간이기에 바르셀로나에는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마지막 날인 오늘, 람브란트 거리에는 인파가 가득하다. 개선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몇 장 남기고 호텔로 돌아온다. 예약해 둔 2시간의 Sailing tour 전 잠시 호텔 Rooftop Bar에서 모히또를 한잔 하면서 멀리 보이는 요트들과 지중해 바다를 감상해 본다.
Sailing tour를 하기 위해, 해안가 끝 부분에 자리 잡고 있는 Sailing Yacht 선착장으로 갔다. 오늘은 딸이 엄빠에게 소중한 추억을 남겨 주고파, 특별히 우리 세 사람만을 위한 Private tour를 예약해 두었기 때문이다.
25년 경력의 여선장과 여자 인턴 승무원이 우리와 항해에 나선다.
여선장이 Sailing 하기에 좋은 날씨라고 한다. 우리의 승낙을 얻은 여승무원의 엄마와 여선장의 애견도 동승했다.
승무원으로부터 주의사항을 들은 후, 딸의 권유로 선수에서 sailing을 즐기기로 한다.
파도가 생각보다 높아 선수가 거의 물에 닿으려고 하기도 하고, 방향을 바꾸기 위해 돛을 펼칠 때에는 요트가 갑자기 옆으로 많이 기울어, 선수에 앉아 있던 우리는 의지할 데가 별로 없어 몸의 균형을 잡기가 힘들었다.
내심 불안했던 우리는, 선수에서 선미로 옮겨 칵테일과 맥주를 한잔씩 하면서 여유를 찾았다. 내가 요트 운전과 항해에 관심을 보이자, 스페인 여선장은 나에게 요트 운전을 한번 해 보라며 흔쾌히 키를 넘겨주면서 옆에서 구두로만 필요한 가이드를 한다.
만족을 하는지, 나중에는 나에게 운전을 백 프로 맡긴다. 정면으로 마주 오는 배와 충돌 가능성이 예견될 때에는 항해 관련 국제 룰에 따라 서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피한다고도 설명해 준다.
양쪽에서 크고 작은 배가 오가는 가운데 20분 정도 직접 요트 운전을 해 보는 경이로운 체험을 해 본 하루였다.
3년마다 개최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요트 레이싱 대회인 아메리카스컵 결승전이 10월 12일부터 바로 이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다고 한다.
2021년에는 뉴질랜드 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했다고 여선장이 우리에게 설명을 해 주는데, 바로 그 뉴질랜드팀 요트가 우리 눈앞에서 엄청난 속도로 내 달린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내 눈으로 직접 경험하다니!
또한 내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인 요트 운전을 이곳 바르셀로나 앞 지중해에서 직접 해 보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오늘 이 체험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Thank you, my daugh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