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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는 조금 안녕하신가요

by 송유성

같은 말이라도 화내면서 말하면 와닿지 않는다면서요

그때는 알겠다고 했는데요

지금은 동의를 수거할게요

연설은 가끔 논리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효과적이죠

하시는 일은 잘 되고 계신가요

적적함을 팔아서 떼돈을 벌고 계신가요

돈이 다가 아니라는 말 사실 알고 계시죠

그렇게 아이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다니요

선물을 주면 감사를 받을 줄 알았는데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할 일도 있다는 것을

떠날 일을 생각해 짐을 만들지 않으려는

이사같은 사랑을 하는 당신을 보며 안 일도 있었고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서 주인공이고 싶지 않다는 것을

외곽이 편한 사람을 사랑하면서 안 일도 있었죠

당기시오 라고 되어 있는 문은 자꾸 밀고 싶어요

아는 일과 마음이 하는 일은 다르니까요

그래서 오지 말라 했는데 자꾸 좇아갔나 봐요

미안 그만할래요

사연이 있어야 미안도 하지요

이야기는 이미 인쇄소에 들어갔고요

고심을 거쳐 만들어진 모든 것은 불티나게 팔릴 거예요

숟가락으로 오랜 시간 파서 만든 구멍으로 탈출한 감옥수처럼

다음엔

조금 나가보길 바래요


아니면 지나가는 봄바람을 들여보내던지

누군가를 처음 들여보던지요

나는 어떻게든 삽니다

사실

전부 잔걱정이란 것도 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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