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퇴사를 하기 전 직장에 다닐 땐 퇴사를 그토록 원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계획 없이 퇴사를 하면 힘든 현실이 닥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반자의적으로 퇴사를 하게 됐기도 하고 퇴사가 처음이라 퇴사 준비를 회사 안에서 제대로 하지 못 했다.
지금은 퇴사한 지 4개월째이다. 실업급여를 받고 있지만 일을 하여 버는 것이 아니라서 내 돈 같지 않다. 퇴사하고 4개월이란 짧지만 긴 시간 동안 뭘 했는지 생각해 보니 블로그, 유튜브, 강의 듣기, 영어 공부, 인스타, 브런치, 독서, 수영 등 여러 도전과 경험을 했다. 실패를 해도 좋으니 닥치는 대로 경험하려 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수입이 될 만한 눈에 띄는 성과가 없어서 4개월 동안 뭘 한 건가 허무한 생각이 든다. 하고 싶은 건 많지만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몰라서 많이 방황했다. 또한 부모님 시선에서는 4개월 동안 놀기만 한 걸로 보여서 눈치가 보이기 시작한다. 부수익으로 어느 정도 돈을 벌게 되면 부모님께 앞으로 '이걸' 해보려 한다며 당당하게 말하고 싶은데 쉽지 않다. 아직 '이걸' 못 찾은 게 가장 큰 문제다. 유튜브나 인스타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결과를 볼 때면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 거야' 생각이 들었는데 어렵다.
여러 고민과 갈등이 머리를 혼동시킬 때 '그냥 고만고만한 회사에 다시 취업할까'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괴로웠던 직장 생활이 떠오른다. 그래도 제일 잘했다고 생각하는 건 물공포증을 가진 내가 수영을 배운 것이다. 이제는 자유형 수영은 자유롭게 하며 물에 대한 공포감을 극복을 하게 되었다.
이 글을 본 당신이 만약 퇴사 희망자라면 '퇴사하고 싶다' '퇴사할까 말까' 고민하지 말고
1. 그 회사가 싫은 건지
2. 그 일이 싫은 건지
3. 직장생활이 싫은 건지
잘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회사 안에서 해볼 수 있다면 '퇴사하고 해야지'가 아닌 회사 월급을 받으면서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 퇴근 후 무언가를 한다는 게 쉽지는 않다. 나도 '퇴근하고 운동해야지' 생각만 하다가 퇴사할 때까지 하지 않았다. 퇴사를 할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서 헬스장 회원을 끊어야 하는 비용이 살짝 부담스럽게 느껴졌었다. 그리고 퇴근하면 보상심리 때문에 쉬고 싶고 피곤하다. 퇴사 전, 퇴근 후 나는 행동보단 생각과 고민으로만 시간을 보냈다. 조금은 후회스럽긴 하지만 앞으로 안 그러면 된다.
그나마도 다행인 건 블로그를 회사 다닐 때 시작했었다. 시작하게 된 계기는 두 가지 이유이다. 첫 번째, 퇴사를 할 예정이기 때문에 노동 알바 말고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어보고 싶었다. 직접적으로 돈을 벌진 못 했지만 간접적으로 블로그 체험단을 하면서 데이트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블로그 체험단에 처음 당첨됐을 때 정말로 기뻤다. 회사 안 조용한 공간 속에서 마음속으로 소리쳤었다. 두 번째, 직장인이 아닌 프리랜서가 되고 싶었다. 퇴사하고 다른 회사를 가야겠다는 생각에만 갇혀있다 보니 '다른 회사 직장인이 되고 싶다' 생각만 할 뿐 '프리랜서가 되어야겠다'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회사를 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점을 몸소 깨달았다. 그렇게 직장인 생활에 경멸감을 느끼고 벗어나고자 시작했다. 퇴사할까 말까 고민할 시간에 다른 무언가를 하루빨리 도전했어야 했는데 너무 늦게 깨우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