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이해와 소통
한국은 이 지구상에서 가장 외로운 나라가 되어간다고 한다.
경제력 순위 10위 안에 진입한 괄목할 성장 뒤에
가리어진 어둡고 아픈 현실이다.
" 젊은 사람들이 내가 줌바댄스 한다고 수근수근대요."
여든한 살 노인의 가벼운 푸념이다.
왜요?라고 반문하지 않고
고자질하는 아이의 말을 가만히 들어주는 선생님 미소로
"어른은 아무 잘못이 없어요."
무언의 표정을 지으며 듣고만 있었다.
" 다 늙은이가, 그런 거(줌바댄스)한다고 흉보는 거지 뭐."
노인의 말은 체념한듯 서러운감은 조금 묻어 나도
딱히 젊은 사람들을 원망하지는 않는 뉘앙스다.
" 내가 오래 살아서 너희들이 고생이다."
요즘 부쩍 자주 하시는 친정엄마(여든넷)의 말이 떠올랐다.
늙은 엄마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더 짠해진다.
기죽은 노인의 마음을 달래주고 싶었다.
"말도 안 돼요. 그런 말에 상처받지 마세요. 백세시대에 액티브하게 사셔야죠."
저는 오히려 어른이 존경스러운 걸요.
육십 세부터 이십 년 넘게 쭉 운동 다니셨다고 하셨잖아요?
평생 꾸준하게 건강 관리하는 모습을 본받고 싶습니다.
저의 롤 모델이십니다요."
평소 나답지 않게 너스레를 떨며
엄지 척! 을 발사한다.
" 호호호! 아이구! 고마워요. 이 늙은이가 뭐라고..."
그제야 노인의 얼굴이 조금 밝아지며
목소리는 생기를 찾는다.
"내가 여기 나오는 이유는 하루종일 집에 있으려니 너무너무 심심해서 나와요.
여기(사회체육센터)라도 안 나오면 숨이 막혀서 죽을 거 같아요."
" 잘하고 계신 거예요. 저도 퇴직하고 나니 시간 보내는 게 제일 힘들더라고요. "
당연히 이런 사회체육시설을 활발하게 이용하셔야죠.
그 세대분들은 우리나라를 위해 얼마나 고생하셨는데요?
자격은 남들이 부과하는 게 아니랍니다."
든든한 우군 한 명을 얻은 듯 노인의 표정이 조금 더 환해졌다.
노인을 향해
팔을 니은자로 내리꽂으며
"파이팅."을 외쳤다.
줌바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겁다.
'오래 사는 게 미안해할 일은 아니잖아요?'
허공에 난데없는 질문을 툭 던져본다.
죽는 것보다 늙는 게 더 걱정이라는 노인들.
지금 80대 이상 우리 엄마세대 노인들
옛날에는 지독한 가난과 싸웠고
'나이 들어서는 외로움과 싸워야 한다는 말인가요?'
곰곰이 생각하며 천천히 걸어본다.
노인을 위한 마음 챙김이 필요하다.
아름다운 나이 듦을 위한 인문학 강좌에도 참여시키고
재미난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해서
인생의 마지막 남은 시간을 당당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젊은 사람들의 마음공부도 필요하다.
세대 간 공감과 이해를 위한
책이나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존중하는 가족, 사회분위기 조성에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까.
누구나 다 노인이 되니까?
'우리 함께!'
밝고 따뜻한 삶의 터전을 만들어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