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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ware of Awareness May 08. 2024

'라이킷' 받으려고 시작한 글쓰기가 아닌데...

왜 수단은 목적을 잡아먹는가.

목적전치 :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는 현상, 즉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목적보다 중요시되는 현상.


내 인생의 방황길에서 읽기와 쓰기가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다. 

많이 위로받기도 했고, 생각을 정리할 수도 있었다.

흩어져 있던 파편들을 모으고 정리하여 하나의 형체로 완성할 수 있게 해 줬다.

무엇보다 명상과 알아차림을 알게 된 것만 해도 내 인생에 커다란 수확이다.


이런 과정이나 결과물을 브런치에 공유하기로 한 이유도 나와 비슷한 이가 있다면

단 한명일지라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랐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누가 보기나 할까라는 생각이 강했다.

그런데 '라이킷'을 받기 시작했다. 

라이킷을 받으니 괜히 기분이 좋았다.

글은 안 쓰고 통계를 많이 본다.

누가 라이킷을 눌러주면 나도 바로 쫓아가서 라이킷을 눌러준다.


솔직 담백하게 쓰기로 했던 글에 점점 힘이 들어간다.

문장이 길어지고 어려운 단어를 쓰려고 한다.

담담히 내 이야기를 쓰기로 했는데 자꾸 누군가를 가르치고 훈계하듯 글이 써진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좋아요 받으려고 환장한 인간들 보며 혀를 찼는데 내가 그러고 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게 나쁜가?"

요즘같이 다양한 플랫폼으로 자기 PR 할 수 있는 시대에 좀 잘 보이고 싶어 하는 게 

뭐 그리 큰 문제란 말인가.


목적과 수단을 뒤섞어 놓았던 것은 '라이킷'이 아니었다.

내 안의 인정욕구와 자기 검열이었다.


나는 원래도 관종끼가 다분하다. 심지어 사주도 딴따라 사주란다.

그래서 그랬는지 원래 내 꿈은 본조비 같은 세계적인 '락스타'였다.

뭐 하나 꾸준히 해본 적 없는 놈이 음악에는 그렇게 환장해서 맞아가며 연습했다.

그 꿈 다 접고 세상에 치여 주눅 들어 있던 놈이 좋은 일 해서 남들 관심 얻고 기 좀 펴겠다는 게

그리 잘못된 생각은 아닌 듯하다.


다만 '라이킷'이 목적이 되어 스스로 만족하지도 못하는 글을 남발하는 일은 분명히 경계해야 한다.

세상에 100% 좋거나 나쁜 것은 없다.

쓰는 사람이 어떻게 쓰는지가 중요하다.

'라이킷'을 많이 받으려는 집착을 알아차리고 내려놓으니 글쓰기를 향한 애착과 목표의식이 더욱 강해진다.


어차피 보여줄 글 쓰려고 시작한 브런치다.

관심받고 많이 읽히면 좋은 거다.

그런 면에서 '라이킷'은 집착하지 않고 잘 활용한다면,

좋은 글을 계속 쓰게 하는 목적을 향해 달리게 하는 훌륭한 연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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