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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게바라 May 19. 2024

홍콩의 70%는 산이라니 (1)

Dragon's Back

홍콩의 Dragon's Back은 홍콩섬 동부에 위치해 있는 홍콩의 대표적인 등산로 중 하나로 용의 등과 비슷한 형태를 가진 등산로로부터 유래되었었다 한다. 또한, Dragon's Back은 멋진 전망과 풍부한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홍콩에서 인기 있는 등산로로 한국 직원들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하이킹코스였다. 

2024년 용의 해를 맞이하여 음력설 연휴에 Dragon's Back을 다녀왔다. 

Shau Kei Wan역 A2 출구를 나와 9번 버스를 타고 Cape Collinson에서 내려서 등산을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To Tei Wan에 시작하지만 출발장소에 따라 장단점이 있는 듯하다. Cape Collinson에서 시작하면 길이 평탄하고 올라가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To Tei Wan에서 하이킹을 시작하여 마주 오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To Tei Wan에서 시작하는 길은 정상에 가까워 빨리 오를 수 있으나 가파른 계단이 많아 좀 좀 숨이 찰 수 있다. 

여하튼 날은 약간 흐렸지만 기온도 적당하고 바람도 시원해서 시작부터 마음이 가벼웠다. 내가 가 본 홍콩섬의 산들은 포장이 잘 되어 있어 오르기는 쉬우나 아무래도 아쉬운 면이 있었는데 여기는 대부분 흙길이 많다. 폭신한 흙, 뾰족한 돌을 밟는 맛이 있다. 게다가 중간중간 바다도 보이고 경치가 좋다. 또한 나비가 어찌나 많은지 나비 체험관에 온 듯했다.  

오를수록 사람이 많아졌는데 그중 6, 7세로 보이는 서양 아이 3명이 내 옆을 앞질러 뛰어가다 길을 막고 자기들끼리 놀기를 몇 번 해서 약간 성가셨다. 길이 좁아 몇 번이나 아이들과 떨어지려 빨리 걷곤 했는데 어느 순간 우르르 뛰어와서 길을 차지한다. 요 녀석들... 귀엽기는 한데...  

어느덧 경치구경, 사람구경 하며 가다 보니 금세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가족등반객, 단체 등반객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거 같다. 모두들 정상 여기저기서 사진 찍고 크게 웃으며 이야기하는데 정신이 없을 정도다. 

나도 질세라 서둘러 사진을 연신 찍어본다. Shek O Beach, Big Wave Bay도 보이고 홍콩에서 보기 드문  골프장도 보이고 Red Hill Peninsula로 추정되는 기이하게 개발된 단지도 보인다. 

Dragon's Back이 홍콩에서 왜 유명한지 알 것 같았다. 등산로 좌우로는 바다와 해변, 마을이 보인다. 숲에는 온갖 나무들 빽빽이 서있고 그 사이로 새소리와 함께 나비들이 쏟아져 나온다. 정상의 끝에는 위험천만해 보이는 절벽에서 인스타용 사진을 찍는 젊은 남녀가 줄 서 있다.... 사람이 많은 이유가 있었다.  

사진을 찍고 구석에서 가만히 끊임없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상쾌하기 그지없다. 힘차게 나는 용의 등에 올라타면 이런 바람을 느끼게 될까? 

용의 해에 용의 등위에 올라타서 새해 우리 가족 잘 지내게 해달라고, 대박 나게 해달라고 중얼거리며 천천히 산을 내려왔다. 

내려와서는 온 김에 Shek O 마을과 해변을 잠깐 둘러봤다.  

마침 해가 떠서 그런지 해변과 마을은 매우 한가롭고 평화롭게 보였다. 조금 더 더울 때 산에 갔다가 해수욕하고 돌아가면 딱 일 듯 싶다.  

버스를 타기 전 마을을 잠시 둘러보는데 깔끔하고 이쁘다. 리펄스베이만큼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여타 복잡하고 오래된 바닷가 마을이 아니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진이라도 찍고 싶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좁은 산길을 제법 빠른 속도로 가는데 버스가 길 옆의 가로수 나뭇가지와 '타닥타닥' 부딪친다. 유리 창문이 깨지면 어쩌나 걱정이 되는데 운전수는 전혀 속도를 줄일 생각이 없다. 2층에 타서 그런지 더 실감 난다. 이것도 관광의 한 부분일까? 

이후 안 가본 한국직원에게 추천했더니 만족도가 높다. 한국에서도 관광으로 이곳을 방문한다 하니 최소 실망 하지는 않을 거 같다. 게다가 하이킹을 마치고 해변에서 수영을 한다면 제대로 된 하루 일정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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