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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 Nov 16. 2024

Make a dent

큰아이에게 주는 숙제

큰아이 엘라가 8학년때 나눈 대화. 그러고보니 벌써 6년전 일이다.

엘라는 매일 수영연습이 있다. 

월,화,수,목,금.토,일. 

팀연습, 개인레슨, 그리고 학교공부. 

연습후는 지치고 피곤해서 아이에게 말 걸기는 힘들고, 연습으로 향하는 길이 우리가 대화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 시간 중, 아이가 부담스러운 날은 바로 금요일.


매주 금요일. 나는 아이에게 질문을 던졌었다.

"When you grow up, what do you want to be?"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수학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은 책 좋아하는 큰아이는 그렇게 공부벌레 이과생이였다.

아이는 의사가 되고 싶었고, 과학자가 되고 싶었다.


그런 아이에게 나는 새로운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What will you do to make a dent in the world?" 


무엇이 어떤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닌,

이 세상을 네가 어떻게 변화 시킬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한다. 


세상을 바꾸는 목표가 너무 크다면 작은 덴트정도는 낼수 있지 않을까?

직업으로 무엇이 되는 것이 아니라, 네가 열정을 갖고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은 아이에게 어렵다. 


매주 금요일. 나의 새로운 질문에 생각 많은 큰아이는 대답은 짧았다.  "I don't know,mom."

매주 같은 질문에 아이는 어느날 짜증섞인 말투로 대답한다. "Mom, I cannot find how I change the world in one week!" (엄마, 일주일만에 내가 어떻게 세상을 바꿀수 있는지는 난 찾을수가 없어요!) 

그럼 천천히 찾아보라고 말하고 나는 돌아오는 금요일까지 침묵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보딩스쿨에 간 아이에게 금요일쯤에 전화가 올때면 나는 어김없이 같은 질문을 던진다. 어느날, 대답을 찾지 못했던 아이는 고민끝에 또 다른 답을 찾는다.


"Mom, I will have a farm. I will grow blueberry and rasbery becuase I love them. We need food and if I have to choose one food, that will be berries." 

아이는 농부가 되어 자신이 좋아하는 블루베리와 라즈베리를 키우겠노라고 선언한다.

자신이 컸을때 우리는 식량문제를 겪을것이라면서 덧붙이면서.... 그래서 엘라에게 별명을 지어준다. 

Farmer Ella.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2023년 가을. 브라운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한 아이는 computational neuroscience 를 공부하고 있다. 

남들이 아이가 무얼 전공하냐고 물으면 전공조차 버버벅거리며 대답하는 엄마이기에, 사실 난 아이가 무얼 공부하는지 알지 못한다. 남편말로 AI분야라고 하니 그런가보다....잘하고 있겠거니...아이를 믿을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금요일 질문에 아이는 심각하게 나에게 말을 건넨다. 

"Mom, I can't tell what I want to do or how I can change the world because it may not exist yet. I'm sorry to say that I can't explain what I will do.

("엄마, 내가 어떻게 세상을 바꿀수 있는지는 나도 몰라요,왜냐하면 그건 아직 존재하지 않을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미안하지만 엄마의 질문에 답을 해줄수가 없어요." )


이제껏 받아본 답중에서 제일 불확실한 답이지만, 자신의 불확실한 미래가 불안하지 않고, 두렵지 않게 맞닥드리는 아이의 마음을 옅볼수 있어서 아이의 대답이 만족스럽다.   


그리고 2학년이 된 올해 아이가 조심스레 나에게 건네는 말, 

"엄마, 조금 오래 걸릴거 같아요. 기다려 주세요."


자신이 공부하는게 오래 걸릴거라고 앞으로의 해야할 일이 무엇이 될지 잘은 모르지만 잘 하고 있으니 걱정말라며 아이는 나를 위로한다. 그렇게 자신이 설 길을 준비해 나가고 있으니 언젠가는 아이가 세상에 작은 dent를 만들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조용히 응원하며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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