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또 그랬을까?
쌩스기빙이 다가오는 한주.
큰아이가 학교에서 내려왔다.
한국음식을 좋아하는 큰아이를 위해 쌩스기빙으로 파킹하는데만 20분 걸린 미친듯이 붐비는 코스코 장을 끝내고 이미 코스코장으로 피곤에 쩔은 남편을 데리고 Hmart로 향한다. 김밥먹을때 넣는 단무지가 끝나서 무사러 가야돼!! 그러나, 어찌 한국장에 갔는데 무만 살것인가...이거 저거 담고, 무를 고르는데 눈에 똬악 뛰는 배추와 무세일!!!
가을 김장철이라 박스가 세일인 것이다.
핫딜이예요, 핫딜!
배추 한박스 13.99!
무한박스 16.99!
무가 파운드당 99센트로 3개를 집었으니 한 7불정도 할터인데....저 큰 한박스에 17불이라니!!! 배추는 박스로 사서 김장 해봤지만 무를 사보지 않은 나는 고민에 빠져든다. 말이 박스지,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배추한박스에 배추가 12개 들어있었다....무는 더 많으리라....
남편 역시 옆에서 거든다.
"저거사면 언제 만들건데.......?"
"다음주에 방학이자나....."
5분동안 무박스 앞에서 고민하던 차에,
옆에 어머님과 눈이 마주친다.
"반 나눌까요?"
크아! 어머니!!!
My saver!
"어머니, 배추는 안나누시겠어요? 저 배추도 사고 싶은데...."
"아이고, 저 배추 이미 3박스 김장해서, 무만 좀 필요해요."
이 어머니...요리 좀 하시는 분이구나...저 좀 가르쳐주세요. 배우고 싶어요..ㅋㅋ
그렇게 어머니와 배추무를 나누고 집에 콧노래를 부르면서 온다.
여보, 이걸로 이제 머하지?ㅎㅎㅎㅎㅎ
그리고,
또 장보러 갔던 일요일....바빠서 아무것도 못하고,
월요일 새벽.....나는 무와 전쟁을 선포한다!
출근하기 전, 내가 너를 모두 잡겠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단무지에 강황을 넣어 이뿌게 노란 단무지도 만들고,
남편이 hmart에서 맛있어 보인다고 눈으로 고른 고기랑 같이 먹을 무초무침.
비빔밥에 넣어 먹을려고 무나물을 만드는데, 잘못 썰어 프레치프라이싸이즈의 무나물도 만들었다. 이것, 역시 처음이라 손이 서툴다....사먹는게 비싸니 어쩔수 없이 나의 값싼 노동력이 투여된 이 새벽...
재료는 이렇게 음식화 되어가고 있었다.
근데...
근데.....
무박스는 날 우습게 본 너에게 매운 맛을 보여주겠다며 계속 무를 토해낸다.
반박스밖에 안샀건만.......
지금 시간 새벽5시50분....
출근해야하니
학교갔다와서 깍두기 담그는걸로......마무리를 지면
오늘밤
무와의 전쟁이 끝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