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삼선 윤일원 Jun 18. 2024

지도자의 등급

아랫사람이 그를 경멸한다

나라마다 조직마다 가정마다 지도자(리더)도 있고 우두머리(보스)도 있고 폭군도 있다. 리더와 우두머리, 폭군의 차이는 간단하다.


리더는 똥내 나고 힘든 일을 앞장서서 이끄는 사람이고, 우두머리는 똥내 나고 힘든 일을 조직원의 등에 올라타고 채찍을 가하는 사람이고, 폭군은 일은커녕 조직원을 갈취하고 등쳐 먹기 위해 폭력을 행하는 사람이다.


모든 조직,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14억 명을 보유한 인도나 벤처 1인 기업이나 마찬가지로 ‘유리상자종속’의 법칙이 존재한다.



'유리상자종속'의 법칙은 러시아 마트료시카 인형처럼 인형 안에 또 인형이 들어 있듯이, 투명한 조직안에 또 조직이 있는 계층(hierarchy)을 말한다.


이런 조직의 특징은 리더의 생각 크기에 따라 그 아래 조직의 크기가 결정되는 종속의 법칙이 적용된다. 리더의 생각이 바다만큼이라면 바다만큼 커지고 겨자씨라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쪼그라든다.


“가장 높은 지도자는 아랫사람이 그가 있는 것만 겨우 알고, 그다음 지도자는 아랫사람이 가까이 여겨 그를 받들고, 그다음 지도자는 아랫사람이 그를 두려워하고, 가장 아래 지도자는 아랫사람이 그를 경멸한다(下知有之 其次 親而譽之 其次 畏之 其次 侮之).” (<노자> 제17장)



자, 여러분이 속한 조직의 장을 경멸한다면 여러분은 최악의 상사를 모시는 중이며, 조직의 장이 있는 듯 마는 듯하면서도 조직이 팽팽 돌아간다면 최고의 상사를 모시는 중이다.


지도자의 등급을 결정하는 덕목은 무엇인가?


역사적으로 작은 나라가 세계를 제패하여 강대국이 된 적이 있다. 스페인과 네덜란드, 영국과 몽골이다. 이들이 행한 혁신은 3가지로 조직혁신, 제도혁신, 기술혁신이며, 세 가지 혁신이 서로 맞물려 적은 인구로 세계를 제패했다.


스페인은 신기술인 총과 대포로 신대륙을 쉽게 점령할 수 있었으며, 네덜란드는 신기술의 이점이 사라지자, ‘회사’라는 조직을 최초로 만들어 세계를 정복하게 된다. 몽골은 기병을 탱크처럼 조직하여 신속한 공략으로 유라시아를 정복했지만, 기실 가장 중요한 혁신은 제도 혁신으로 능력 중심 인재 등용이며 혈연, 인종, 종교에 차별이 없었다. 영국은 세 가지 혁신을 이룬 거의 유일한 나라다.



<노자>는 지도자의 등급을 믿음(信)이라 했다. 백성의 믿음이 있으면 최고가 되고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경멸당한다고 했다.


하지만 믿음에는 대상이 있다. “등 따습고 배부르게 해 주겠다.”라는 1차 믿음과 “나라가 강하여 굴욕을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2차 믿음이다. 이 두 가지가 무너지면 경멸당한다.


이 두 가지의 임무는 “공을 이루고 일을 성취해도 백성 모두 나 스스로 만들었노라”하는 통치자의 겸손함과 만백성의 역량 합이 평균 이상이 되도록 만드는 포용과 관용의 덕이다.

작가의 이전글 돈 많다고 행복한 건 아니지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