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 글쓰기 21] 24.10.29. 고명환 자기계발서 고전이답했다
“사람에 묻지 말고, 고전에 물어라.
그 안에 진짜 길이 있다.”
책 띠지에 있는 카피이자,
이 책 주제이기도 하다.
저자 고명환이 34살에 교통사고로 죽음 직전까지 갔다.
담당 의사는 사흘을 넘기지 못한다고 삶을 정리하라고 했다.
기적처럼 살아났다.
책을 읽었다.
그것 외에는 할 일도 없었다.
일부러 고전을 읽었던 건 아니었다.
병문안 때 꽃다발 대신 책을 부탁했다.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모두가 아는 책으로.
고전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고전을 읽었다.
그리고
개그맨 영화배우 요식업경영자 배우 강사로
스스로 평가하기를 아주 만족하게 살고 있다.
그 깨달음을
<고전이 답했다>에 담았다.
부제는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다.
저자는 책을 쓸 때 전체가 제목이었다고 했다.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
출판 과정에서 제목과 부제로 나뉘었다.
말미에 인용된 58권 목록도 실었다.
더러 읽은 것도,
제목만 아는 것도,
처음 듣는 것도 있었다.
겉으론 전형적인 자기계발서다.
즉, 꼰대 잔소리 같다는 의미다.
고전은 좋은 것이니 열심히 읽으라는 식의.
하지만 속은 달랐다.
고전을 권장하는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와 달리,
열과 성을 다해서 읽어 자기 것으로 만들면
돈도 몽땅 벌고 인생도 무지 행복해진다는 것을
강요하지 않고, 보여주었다.
초판이 지난 8월 26일에 발행되었고,
내가 산 것이 10월 7일 15쇄 발행본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이 찾은 이유도 이런 게 아닌가 싶었다.
책은 세 개 묶음으로 나누어 보여주었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행해야 하는가.
‘1부 나는 누구인가’,
열 번째 이야기는 레프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고.
제목,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는 여기서 따왔다.
여기까지 읽고 책을 덮었다.
더 이상의 진도는 의미가 없다고 여겨져서다.
집에 오는 길에 도서관에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가져왔다.
다행이랄까.
중편소설이다 보니 얄팍하여 마음에 들었다.
몇 장 넘겼는데 술술 잘 넘어간다.
짬짬이 읽어도 이틀이면 될 듯하다.
작가가 언급한 58권을 다 읽고 나야 이 책도 끝날 터이다.
<고전이 답했다>를 다 읽으려면,
1년쯤, 아니다, 내 독서 속도를 살핀다면 2년 넘게 걸릴 듯하다.
작가가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말도 궁극적으로는 이게 아닐까 싶다.
어쩌면 내 생애 가장 두꺼운 책을 추켜든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