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other time 자축인묘 Jul 06. 2024

택배 왔습니다... 작가님...

수취인 : 라이테 작가님 (주문배송 완료)

오늘은 라이테 작가님께서 요청하신 시를 낭송해 봅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이전 12화 반(半) & 접시꽃 당신 (시낭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