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전환
context switching
컴퓨터 관련 전공자 또는 개발자는 익숙한 용어일 것이다. 컨텍스트 스위칭(Context Switching)은 운영체제가 CPU를 할당하기 위해 기존에 실행 중인 프로세스나 스레드의 상태 정보를 저장하고, 다음에 실행할 프로세스나 스레드의 상태 정보를 읽어 들여 CPU를 할당하는 과정을 말한다. 쉽게 표현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는 CPU가 여러 업무를 엄청 빠르게 전환하며 마치 우리에게는 동시에 여러 업무가 처리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말한다.
CPU는 사람의 뇌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떤 생각을 하다가 순간적으로 다른 잡생각에 빠졌다 돌아오는 것처럼 우리의 뇌는 생각의 스위칭이 자주 일어난다. 하지만 잦은 컨텍스트 스위칭은 좋지 않다. 잦은 컨텍스트 스위칭은 CPU의 성능 저하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얘기해서, 업무를 하다가 순간적으로 주식 생각을 하게 되면 그 시간만큼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즉, 우리의 생각이나 삶도 주어진 시간이나 상황에 맞게 적절히 스위칭해야 한다. 너무 잦은 전환은 집중이 필요한 시간에 비효율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생각과 삶을 스위칭할 때 주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업무나 일상 시간 등 삶을 탄력적으로 살아가는 힘을 얻어야 한다.
남편 부부부는 MBTI 검사를 일상, 회사의 모습으로 두 번 한다. 그 결과 일상의 모습은 INFJ, 회사의 모습은 ESFJ라는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회사에서 흔히 '인싸'라는 말을 종종 듣기도 한다. 정작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INFJ의 성격인데도 말이다. 그만큼 직장에서와 일상에서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회사에서는 회사에 집중하며 퇴근 후 제 N의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온전히 다른 삶이 필요한 시간이 되면 몸도 마음도 다른 삶에 집중하기 위해 빠르게 스위칭한다. 그렇게 현재 남편 부부는 N개의 삶을 살고 있다. 평일 일과 시간에는 직장인, 퇴근 후 튜터 및 강사, 주말 낮에는 작가, 고등어 고양이의 집사, 한 가정의 가장이자 남편, 그리고 오롯이 혼자만 의 삶이며, 계속 늘어날 예정이다.
프로N삶러
요즘 주변을 돌아보면 정말 N잡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얼마만큼의 시간을 쓰던, 어떤 일을 하던 돈이 목적이라 생각한다. 'job'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정의는 '정기적으로 보수를 받고 하는 일, 직장, 일자리'이다. 생계를 유지하고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여러 가지 직업을 택하고, 그로 인한 마땅한 보수를 받고 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직업을 선택하고 살아가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의미 있는 가치관을 형성함으로써, 경제적, 정신적 자유를 향해 달려 나가고 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듯, 누가 어떤 일을 하든 땀과 노력을 들여 열심히 달려 나가는 모두를 응원하고 싶다.
그렇다면 본업과 함께 보수가 없는 일이나 활동을 하는 함께 삶은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나의 자아가 여러 개인 삶의 모습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사실 좀 과장된 표현 일 수 있다. 그래도 조금 의미 부여한 표현을 써보고 싶다. 앞으로는 '프로N삶러' 라고 표현하고 싶다. 직장을 벗어난 우리는 온전이 다른 삶에 집중하고 자아를 분리함으로써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뿐 아니라 진정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갈 수 있고, 온전한 나로서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 보수가 따르는 일이면 더 좋고, 아니어도 좋다. 무엇이든 내 시간을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면, 충분히 소중한 시간을 사용할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프로N삶러가 되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삶에 도전해야 한다. 그리고 대체될 수 없는 존재로 성장함과 동시에 진짜 나를 찾아야 한다. 언젠가 우리가 부를 이루어 직장을 벗어날 수 있게 된다면 더더욱 많아진 삶을 살아감과 동시에 진짜 나의 모습으로 빠르게 전환될 수 있는, 진정한 프로N삶러의 삶을 살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프로N삶러는 현재 주어진 삶의 시간에 가장 집중해야 함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