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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성 Sep 09. 2021

제철 식재료와 디저트 (+ 출간)

가끔 아무말 대잔치 05

오디너리핏의 초당옥수수 디저트 콘서트(corncert)


“옥수수에 진심인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았었나?”


얼마 전 우리 카페인 오디너리핏의 연희동 매장에서 초당 옥수수 디저트 팝업을 진행했었다.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시작한 팝업이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많은 분들께서 찾아주셔서 감사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매우’ 힘들었던 기억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요인을 어느 한 가지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상대적으로 인플루언서 홍보가 편리하다는 점이나 우리와 협업을 해준 지원님의 인지도와 실력 그리고 팝업 디저트 자체의 비주얼과 맛까지 무척이나 많은 요인이 작용했을 텐데, 나는 그중에서 초당 옥수수라는 “제철 식재료”에 조금 더 흥미가 생겼다.


미완성 식탁의 초당옥수수 마카롱


초당 옥수수는 2-3년 전부터 유행을 타고 올해 그 방점을 찍은 식재료. 작년을 떠올려보면 망원동 미완성 식탁의 초당 옥수수 마카롱과 압구정 메종 드 라 카테고리의 초당 옥수수 빙수 등이 특히 인기가 많았었고, 올해는 이곳들에 더불어 웬만큼 알려진 디저트 숍에선 모두 각자만의 개성을 살린 초당 옥수수 디저트를 선보였다. 심지어 초당 옥수수 커피나 셰이크 등의 음료도 볼 수 있었고. 비슷한 식재료로는 한창 신라호텔의 6만 원을 호가하는 빙수로 유명했던 애플망고와 당도 높은 청포도 품종인 샤인 머스캣 또한 제철 식재료로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초당 옥수수는 일반 옥수수와 다르게 조금 더 아삭한 식감을 가졌고,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 개인적으로는 삶지 않고 생으로 먹어도 맛이 좋았다. 대신 나오는 시기가 두어 달 남짓으로 무척 짧다는 게 단점. 사실 시기가 짧다는 점은 대개의 제철 식재료에 해당되는 특징이기도 한데, 이 점은 어떻게 보면 이때 아니면 먹을 수 없다는 의미를 내포하기도 해 사람이 몰리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이미의 복숭아 디저트 행복


아주 예전 내가 근처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과일 디저트라곤 냉동 과일을 올린 정도의 쇼트 케이크 정도가 전부였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나며 계절 생과나 다채로운 식재료를 디저트에 사용하는 매장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최근에 이르러선 좀 더 심도 있게 식재료의 품종과 농장을 따져가며 선택하는 매장들도 나타났다. xx농장의 xx품종 과일을 쓴다는 글이 적힌 카드를 디저트와 함께 내어주는 건 이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 보통 이러한 곳에선 농장의 철학, 재배하는 방식, 품종의 특징까지 세세하게 알려주는데, 이것들은 그 자체로 정보가 되면서 동시에 마케팅 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초당옥수수 페스츄리, 뀐아망, 타르트


좋은 것,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는 음식 자체에 대한 관심. 그리고 남들과는 다른 것을 먹다는 희소성에 대한 열망이 합쳐진 결과물이 바로 이 제철 식재료의 인기가 아닐까? 개인적으론 전자나 후자 모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식재료가 그 자체로 사치재의 역할까지 담당할 수 있다면 그 또한 멋진 일이니 말이다. 더군다나 이 유행은 한국의 디저트 매장에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기까지 하고 있다. 앞으로 더 특색 있고 다양한 빵과 디저트를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올여름에는 초당옥수수의 인기가 정말 어마어마했죠.

뭔가 전가의 보도를 꺼내는 것 마냥, 초당옥수수라는 이름이 들어가면 무조건 잘 팔리는 듯한 느낌까지 받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초당옥수수라는 식재료가 기본적으로 맛이 좋아 그런 것도 있긴 하겠지만요.

온갖 종류의 디저트가 다 나왔던 거 같아요.

케이크, 파이, 타르트, 빙수, 아이스크림… 심지어 초당옥수수 시루떡까지 먹어봤으니 말이에요.


전에는 그저 여름엔 복숭아 가을이 되면 무화과와 밤, 겨울에는 딸기 이런 식으로 계절의 재료를 따져가며 먹는 정도였는데

요새는 딸기 품종은 설향이 어떻고 장희는 어떠며.. 어떤 농장의 뭘 쓴다는 등 참 디테일한 영역까지 손길이 미치더라고요.

물론 만드시는 분들은 전부터 그래 온 건데, 이제야 조명을 받으며 수면 위로 올라온 걸지도 모를 일이죠.

덕분에 이제는 매장마다 찾아다니며 먹는 재미가 뚜렷해져 개인적으로는 즐거운 여름을 보냈습니다. (코로나와 더위는 제외하고요.)


즐거워, 빵과 커피가 있으면


아, 그리고 제가 드디어 책을 출간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도 적어 놓았기에 이미 다들 알고 계시지 싶지만 브런치에는 그래도 처음 알려드리네요.

제목은 즐거워, 빵과 커피가 있으면 이고,


상세한 심정(?)은 아래의 인스타그램 피드에 적어 놓았습니다.

너무 길어서 옮겨 오기는 조금 힘드네요.

https://www.instagram.com/p/CS_zLZCBM9I/?utm_medium=copy_link


기본적으로는 베이커리와 카페를 소개하는 정보서라고 보시면 되고요.

기존의 정보서들과는 다르게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섞여 기행문적인 요소들이 많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또한 사진의 비중이 큰 책이라 화보를 보시는 듯한 느낌으로 봐주셔도 좋고요.


교보나 yes24 등 유명한 온라인, 오프라인 서점에서 구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it.ly/38aINgG ​

링크입니다.


결과물의 완성이라는 게 그러하듯 저도 한 권의 책을 집필하고 나니

또 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은 열망이 강하게 드는 요즘입니다.

다른 종류의 책이건 영상 매체가 되었건

빵과 베이커리, 카페를 소개할 수 있는 다른 작업들을 계속해서 해보고 싶네요.


인스타그램이라는 매체에 워낙 한계를 많이 느껴서 그런 것도 있고요.

아마 인스타그램을 오래 한 분들이라면 다들 느끼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 광고도 열심히 해야 하는데 민망스러워서 아래다 슬쩍 껴넣게 되네요.

넋두리는 여기까지만 하고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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