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비가 내린다.
가을 비는 요란한 소리도 없이 하늘과 땅을 적신다.
유난히 뜨거웠던 지난 여름 갈증을 해소 하듯
하늘과 땅은 가을비를 온 몸으로 받아 들인다.
온 몸으로 가을비를 받아 들이는 하늘과 땅처럼
그가 어린아이 같은 순진한 웃음을 지으며 온몸으로 비를 맞는다.
가을 비가 목마른 하늘과 땅을 적시는 소리처럼
비를 맞으며 활짝 웃는 그의 웃음 소리가 좋다.
가을비가 함께 싣고 온 그의 은은한 향기가 빗 속에 사라질까봐
얼른 우산을 접고 나도 가을비를 온 몸으로 느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