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에 얼마나 필요할까?”에 대한 쉬운 해답
조기은퇴자들의 세계에서는 “4%의 법칙(the 4% rule),” “4% 안전인출비율(the 4% Safe Withdrawal Rate),” 또는 간단히 “SWR”라고 불리는 개념이 있다.
어느 경제적인 주제나 마찬가지로, 4%의 법칙도 상당한 논란의 대상이기도 한데, 이는 차차 다루기로 하고 일단 이 개념이 생소한 사람들을 위해 4%의 법칙을 정의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4%의 법칙은 당신의 은퇴자금에서 평생토록 돈이 고갈되지 않는 선에서 당신이 주기적으로 지출할 수 있는 최대한의 비율이다.
이 말은 듣기엔 간단하고 좋지만 많은 이들은 예측 불가능한 주제라고 얘기한다.
예컨대,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서 은퇴자금에 영향을 끼칠지도 알 수 없고, 인플레이션 또한 남은 인생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65세에 계란 한 판이 8천 원일지 8만 원일지 알 수 없는 일인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은퇴 후 생활에 필요한 금액이 얼마인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그 답을 찾아내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
경제 초보들(95%의 인구)은 보통 50억 원-1000억 원의 숫자를 얘기한다.
콧수염파(Mustachian)가 아닌 경제 전문가들은 은퇴 전 수입(당신이 수입의 대부분을 사용한다는 가정 하에)에 달려있다고 설명하며, 금액은 대략 20억 원-100억 원 정도일 것으로 얘기할 것이다.
경제적 자유 지지자들은 정답에 가장 근접한 답을 알고 있다: 연간 지출에 20에서 30 사이의 숫자를 곱한 값. 그 값이 은퇴 자금이다.
만약 25라는 숫자를 사용한다면, 이는 4% 안전인출비율(SWR)을 적용하는 것인데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숫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마법의 숫자는 어디서 오는 걸까?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 보자면 이렇게 생각해도 좋다: 당신의 은퇴자금 더미가 주식이나 다른 자본에 투자된 상태라고 가정해 보자. 그 투자로부터 배당금이 나오고 투자금액은 인플레이션을 제하고 매년 7% 정도가 오른다. 인플레이션은 평균적으로 3% 정도 되므로 당신이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4%가 남는다. 평생 동안.
이미 수많은 불평과 타자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니 앞의 주장을 뒷밤침 해보자. 물론 이상적이고 간단하게 표현한 버전이긴 하지만 말이다.
현실에서 주식은 매해 오르락내리락하며, 인플레이션도 이와 같다. 당신과 내가 즐기게 될 아주 긴 수십 년 동안에는 대단한 사건들이 일어났다. 세계 경제 대공황, 세계 1,2차 대전, 베트남 전쟁, 냉전시대, 미국 금본위제도 폐지, 10% 이상의 인플레이션, 20%+ 금리. 그리고 최근의 세계 경제 위기와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의 반 토막 등.
만약 당신이 주식에 투자한 후 1921년에 은퇴했다면 은퇴 후 초기 8년 동안은 주식가치가 상당히 올랐을 것이다. 경제대공황이 발생한 1929년 정도에는 너무나도 주식이 올라 호화로운 거실에서는 거리의 빈곤이 눈에 띄지도 않았을 것이다.
반면, 당신이 주식에 투자한 후 2000년대 초에 은퇴를 했다면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배당액 또한 줄어들게 되며 은퇴자금은 혼란의 시기를 겪게 되는데, 비슷한 일은 2009년에도 일어난다. 오늘날에 와서 남은 돈이 있기는 할까?
이를 다르게 표현하자면, 시장의 번영과 폭락의 주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상적으로는 주식시장이 번영의 길로 막 들어설 때 합리적인 주가에 매입한 후 은퇴해서 안정된 은퇴생활의 출발을 원할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운 좋게도 많은 조기은퇴 닌자들이 우리를 위해 그 작업을 대신해주었다. 그들은 가상의 인물이 1925년-1955년, 1926년-1956년, 1927년-1957년 사이에 은퇴를 해서 30년을 산다고 가정했을 때 일어난 일들을 분석했다.
주식과 미국채에 50대 50 비율의 적당한 자산배분에 근거해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자동적으로 인플레이션 가산해 매년 증가하는 포트폴리오에서 일정 금액을 인출해 사용하도록 하였다,
이 간단하지만 중요한 계산법은 트리니티 연구(the Trinity Study)로 알려져 있으며, 발표 이후 업데이트와 발표를 거쳐 오늘날에도 많은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웨이드 파우(Wade Pfau)는 업계에서 합리적인 사람 중 한 명인데, 다양한 은퇴 시기별로 안전인출금액의 최대치를 보여주는 아래 차트를 완성했다:
위 차트에서 보듯이, 4%란 값은 사실 65년의 기간 동안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깝다. 대부분의 해에서 가상의 은퇴자는 매년 5% 이상의 금액을 사용했어도 돈이 남았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다: 해당 연구는 “성공”을 30년간의 은퇴생활 중 돈이 고갈되지 않는 조건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여러분과 나같이 60년의 은퇴를 즐길 사람들에게는 성공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은퇴자금은 30년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되어야 한다.
다행히도 해당 연구에 사용된 계산방식은 흥미롭다: 은퇴자금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파악하는 데 있어 30년의 기간으로 계산하든 무제한의 기간으로 계산하든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이는 상환액의 대부분이 이자로 이루어진 30년 치 주택담보대출과 같다. 만약 월 상환액을 25만 원 줄이면 대출상환에 천 년이 소요되지만, 상환액을 수십 만 원만 늘려도 15년이면 대출금을 다 갚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30년 이상의 기간은 노후자금의 안전인출금액 계산식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4%의 법칙이 꽤 마음에 들지 않는가? 그렇지만 이에 대해 언급할 때마다 다음과 같은 불평불만을 듣는다:
"트리니티 연구(the Trinity Study)는 미국의 고성장 시대라는 이례적인 번영기에 기반한다. 그러한 번영의 시대는 미래에는 보장되지 않으며 우리는 이제 막 침체기에 들어갈지도 모른다!"
"경제성장과 주가상승은 모두 저렴한 석탄 덕분이었는데 유가가 최고치를 찍으면 어떻게 변할 것인가!?"
"경제와 개인의 삶과 같이 각양각색의 변수에 어떻게 천편일률적인 법칙을 적용할 수 있단 말인가! 의료비가 늘어나거나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덮치면 어쩌란 말인가!"
"은퇴자금을 4%대로 인출한다고 해도 포트폴리오가 실패할 확률이 있다면, 노후에 빈털터리가 되어 길바닥에 나앉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러니 저축 액을 두 배로 늘리고 2%만 인출한다면 실패할 일은 없지 않은가!"
"모든 게 다 헛소리다!" 등등
어느 정도 이해는 가는 주장들이다. 비록 위의 의견에 반박하는 연구자료는 많겠지만, 여기 다 옮기기에는 내 참을성이나 지식수준에 한계가 있다. 회의론자들을 스스로의 회의주의를 즐기거나 블로그에 적을 자유가 있는 법이다.
우리는 앞서 언급된 증명할 수도 없는 주장들에 대해 논쟁하기보단 더 신빙성 있는 주장을 되새기면 된다:
트리니티 연구는 다음의 가정을 기반으로 작성되었다:
은퇴자는 파트타임이나 자영업 등을 통한 추가 수입이 없으며,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 수당도 받지 않으며,
경제불황과 같은 실질적인 경제상황에 맞춰 지출을 줄이지도 않고,
인플레이션이나 가격변동에 대비해 대체품을 사용하지 않으며(유가상승으로 더 가까운 휴양지를 선택하거나 유제품 수출입금지로 아몬드 우유로 대신하는 등의 경우),
부모나 친지의 사망으로부터 오는 상속금도 없고,
대부분의 나이 든 사람들처럼 지출이 줄어드는 일도 없다.
다시 말해, 콧수염파(Mustachian)에 완전히 상반되는 이들인 것이다. 당신과 나는 콧수염파이기 때문에 생활방식에 훨씬 더 많은 유연성을 가지며, 때문에 일반인의 은퇴계획과 비교해서 보다 폭넓은 안전장치가 있다는 것이다.
4%의 법칙이 이렇게나 괜찮은 것이니 다시 한번 강조하자: 4%의 안전인출비율(SWR)은 위험한 게 아니라 가장 보수적인 은퇴방법이다.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려면 당신의 연간 지출액에 25를 곱해보라. 바로 그 값이 당신의 은퇴에 필요한 최대 금액인 것이다. 나와 같이 연간 지출이 3천 만원인 사람이 있다면, 은퇴에는 7억 5천만 원만 있으면 된다. 물론 나에겐 그보다 더 큰 금액과 다양한 안전장치가 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리고 과도한 리스크가 없고 미래에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기술만 있다면(당신에게는 충분히 기술이 있다), 5% 이상 인출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 연간 지출을 3천만 원으로 줄일 수 있다면 6억 원으로 은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시간이 흐르면서 안전장치를 점차적으로 늘리고(또한 효과적으로 인출금액을 줄이면서) 은퇴 후 부를 축적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니 이제 논쟁의 여지가 없어졌다. 4%는 합리적인 해답이며, 연간 지출의 25배는 완벽한 투자목표인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출이 줄어들 수도 있는 일이며, 그렇게 목표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게 된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직 경제지식이 초보 수준이라면 4%의 법칙은 위험하고 무섭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콧수염파는 무서울 게 없으며, 4%의 법칙은 방탄 리무진과 같은 은퇴계획이다.
(출처: mrmoneymustach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