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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민지 Jul 02. 2024

‘화순’하면 떠오를 대표빵 발굴 초읽기

《달을 보며 빵을 굽다》, 日지역농가와의 상생협력 모색

《달을 보며 빵을 굽다》


지산지소(地産地消)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뜻이다. 이는 1981년 일본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엔화가 다른 나라 화폐가치보다 높아지자 ‘비싸지만 안전한 국산 농산물을 소비하자’라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부터다.

《달을 보며 빵을 굽다》를 쓴 스카코모 쿠미는 대학 졸업 후 취업 정보회사인 리크루트에서 일했다. 3년 차가 되었을 때 제빵사가 되기로 한다. 2008년 시가 카츠에이의 제자로 들어가 7년 동안 기술을 연마했다.


이후 2016년 10월, 일본 효고현 단바시에 ‘히요리브롯’이라는 빵집을 개업했다. 히요리(ひより)는 일본어로 ‘맑게 갠 날씨’이고, 브롯(brot)은 독일어로 빵이라는 뜻이다. 쿠미가 독일에서 배운 제빵에 대한 마음가짐을 이어가고자 이름 붙였다고 한다.


자연의 힘을 따르며 운영하는 이곳은 달이 찰수록 발효가 빨라지므로 한 달 중 20일 동안은 빵을 굽는다. 나머지 10일 동안은 음식 재료와 생산자를 만나러 여행길에 오른다.


단바시(丹波市)는 일본의 주요 도시에서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신선식품의 생산지라 배달이 쉽다고 한다. 또한, 분지에서만 볼 수 있는 큰 일교차 덕분에 채소와 쌀 생산지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독일의 제빵사가 알려준 ‘60킬로미터 이내의 식재료’라는

힌트가 히요리 브롯의 빵 만들기에 중요한 개념이 되었다.”


- 119쪽 중에서


이곳의 일부 농장주들은 경작한 토지와 기술은 있지만, 판매수단을 갖추지 못한 농장이 많았다고 한다. 수확한 농작물을 가공하기 전에는 맛을 평가하기 쉽지 않아서.


무나카타팜 농장에서 재배되는 무농약 밀로 빵을 만들면 어떨지 봐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 쿠미. 반죽에 섞어보자 밀 특유의 텁텁함도 없고, 깊은 풍미의 구워진 빵을 보냈더니 반응이 좋았다.


지역 연고가 없는 쿠미에게 친절하다. 다양한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까지 소개받아 젊은 농업인과 낙농업인, 청주 주조 수습생들과 만남이 마련되었다. 농장의 채소로 빵을 구워보라며 초대받게 된 쿠미. 이를 응해 그 지역에서 수확한 채소로 처음 빵을 만들게 되었다. 그렇게 지역민들과 단 한 번뿐인 만남이 지속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혼자서는 불가능한 생각들과 무심코 던진 한마디들이 모여 ‘여행하는 빵집’이라는 밑그림이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녀에게는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생산자들이 재배한 농산물이 작업실로 배달된다. 요리법은 정해진 것도 있지만, 만드는 시기에 따라 세상에 단 하나뿐인 빵을 만들어낸다. 식재료의 상태를 확인하며 무엇을 함께 넣을지 결정하기에 매일 재료배합도 바뀐다. 이때 작성된 요리법은 함께 만들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모여 있다. 얼마나 빵과 사람에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히요리 브롯에는 함께 빵을 만드는 생산자들의 인연,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정, 빵을 만드는 것에 의미까지 담겨 있었다. 농장주가 얼마나 고생하며 키운 것인지 알기에 고마운 마음을 담아 재료 본연의 맛을 끌어낼 수 있는 빵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기에.


화순에도 이런 곳이 있다.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글로벌 관광 중심 전남’을 실현할 ‘2024~2026 전남 세계관광문화대전’선포식이 개최되었다. 전남 화순군 도곡면에 위치한 ‘별을 보며 빵을 굽다’도 부스로 참여했다.


지역 농가와의 상생협력을 통해 복숭아빵을 고향사랑기부제 품목에서 만나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지역별로 특산품이 떠오르는 곳이 많지만 ‘화순’ 하면 떠오르는 게 없다는 점을 이용해 전라남도 빵지순례 지도에도 오를 수 있도록 힘써보길 권한다.


‘생산자와 만나고 그 만남에서 새로운 조합이 탄생한다.’

- 33쪽 중에서


*이글은 화순매일신문에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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