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자 Apr 29. 2024

[모비 딕]의 첫 장을 읽고서

'책을 읽어나가는 재미'에 대해


 

 밀리의 서재에서 마침 한정배포 중이라는 홍보 문구를 보고서는 일단 저장하고 보았던 책이 있는데 그 책의 제목이 [모비 딕]이었다. [모비 딕]이 고래잡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라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한 전 장관님도 재미있게 읽었다는 뉴스를 보고 호기롭게 책의 첫 페이지를 읽어나가기 시작했지만 번역체 특유의 느낌 때문인지, 작가의 너무 느린 호흡 때문인지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는 것이 쉽지 않다. 첫 장도 다 읽지 못하고 중도 하차를 해야 되나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이유가 있는 책일 텐데⋯하는 생각이 들어 구글 검색을 해보기로 했다.


 책에 대한 소개를 해주는 블로그를 찾아 스포를 감수하고 요약된 줄거리를 초반 부분만 훑어봤다. 첫 장만 넘어가면 흥미진진해 보이는 전개가 시작될 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책을 붙고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꾹 참고 첫 장을 넘겨 본격적인 전개에 들어서자 주인공에게 벌써 정이 붙은 걸까? 그다음 내용이 궁금해지면서 독서에 흡입력이 생겼다, 책이 술술 읽히기 시작했다.  




 


장편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고비인 부분이라면 역시 제일 첫 부분, 첫 장이 아닐까 싶다. 아직은 책 속의 배경이나 인물들과 친숙해지질 못해서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인 첫 장을 읽을 때는 책을 더 읽어나가야 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아무래도 어렵다.


 그래서 수많은 작가들이 첫 장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가 보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단숨에 독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첫 장을 구성하는 것. 작가라면 누구나 꿈꾸는 일이 아닐까?





*(번외)내가 생각해 본 흥미로운 도입부를 만드는 방법 *


1. 매력적인 인물 소개작전

 누가 보아도 매력적인 인물이라 금방 애정이 생기고,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지고, 옆에서 응원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인물을 내세우기. 성공한 대중소설들을 보면 매력적인 주인공이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경우가 많더라.


2. 호기심 유발작전

 추리소설 같이 제한된 정보를 주는 것으로 시작해 보기. 독자의 호기심을 유발해서 이후에 전개되는 사건의 전말을 알고 싶어 하는 동력을 불어넣기.


3. 에라 모르겠다 빠른 전개작전

 어차피 도입부는 따분하다. 도입부를 최대한 줄이고 본격적인 전개로 최대한 빠르게 들어가기.








'삶의 의미'란 무엇일까에 대해



 [모비 딕]의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알지는 못하지만, 첫 장만 읽어봐도 이 책의 저자는 포경업과 고래에 대해서 정말 세세한 부분까지 알고 있는 사람이구나, 그리고 포경업이라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정말 큰 사람이겠구나라는 짐작을 하게 된다.


 포경업은 환경 보호와 관련된 문제가 있어서 비판도 많이 받았던 업종이기도 하고 사실 그렇게 인식이 좋은 업이라고 할 수는 없는데 무엇이 저자가 포경업에 대해서 이렇게나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그리고 자신의 삶을 포경업이라는 업에 전부 던져 넣을 수 있을 만큼 몰두할 수 있도록 만들었을까?


 가끔씩 무언가에 대해 확고한 사명감을 가지고 자신의 인생을 전부 투자할 수 있는 사람들을 접한다. 그 무언가는 한 가지 분야가 될 수도 있고, 사람 또는 가족일 수도 있고, 이념 또는 종교가 될 수도 있는 것 같다. 어떤 대상이 되었든 간에 그렇게 한 가지 대상에 한 치의 의심 없이 확고한 신뢰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을 볼 때면 놀랍기도 하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 인생에서 이 것은 하늘이 정해준 계시야.'

 '나는 이 걸 하기 위해서 태어난 거야!'


 이런 확고한 생각. 믿음. 이런 생각이 만약 내 마음속에도 있을 수 있다면 마음속 깊은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것을 보물 찾기를 하듯이 내가 찾아내는 것일까? 아니면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모래밭에 나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하나하나 쌓아서 만들어가는 것일까?


 어떠한 방법으로 형성이 되었든 간에 이미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세상을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을 볼 때면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생긴다. 그런 사람은 바쁘게 살아가느라 힘들고 지친 얼굴을 하고 있을 때가 많기는 하지만 눈빛은 항상 생기가 돌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그런 초롱초롱한 눈빛을 가지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퇴근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 보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