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파리 Jul 02. 2024

어울리지 않는 삶

이곳에서는 나만 웃고 있지 않다.

도망 아닌 도망을 위해, 숨 가쁘게 지난주를 지나, 이번주 평가된 나 자신을 확인했다.

결과는 또 한 번의 실패였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이곳을 꼭 탈출하고야 말리라 하는 마음 말이다.

그게 더 독이 된 걸까, 실패하고 나니 문득 무서움이 몰려왔다.


과연 내가, 모두 다 실패하면 이곳에서 계속 버텨나갈 수 있을까.

내가 꾼 많은 꿈들이 있는데,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곳에서

나를 성장시키며 일할 수 있을까 계속 되뇌게 된다.


무작정 회사를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그 정도의 이성은 가지고 있다.

가끔 상사와 다투는 상상을 한다. 차라리 다투고 싶기도 하다.


다툼이 아니더라도 그저,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

왜 항상 그런 식으로 말하는지, 나는 그럼 어느 편에 서서 어느 시점에 맞추어

일해야 하는지, 내가 일하는 방식 중 당신과 맞지 않는 부분이 무엇인지.


함께 한 달에 한번 다 같이 모여 점심식사를 하는 날, 나만 빼고 모두가 웃고 있던 자리에서

함께 웃으며 분위기를 맞추려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그 자리가 불편하고, 모두 무엇이 그리 재밌는 것인지, 다른 이들에게는 이렇게 하지 않는지.


심한 말과 욕설, 상대를 깎아내리는 듯한 말투에 익숙해진 건지.

아니면, 내가 지나치게 상처를 받고 힘들어하는 건지, 이제는 의중을 따질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러운 마음이다.


내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건 신입이자, 기간제이기에 받아들이나,

시킨 일에서도 이렇듯 그저 기분으로 정해버리는 사람 밑에서 일하기란, 내게 맞지 않는 옷 같다.

작가의 이전글 가장 아팠을 시기의 글들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