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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파리 Jun 26. 2024

가장 아팠을 시기의 글들(1)

이토록 평범한 미래

처음으로 읽어본 김연수 작가님의 장편소설


너무 마음이 아플 때 친구가 이 책의 말을 인용해

나를 위로해 준 것이 기억에 남아, 다른 책들을

모두 제치고 모두 읽고, 처음으로 손으로 필사를

도전했다.


매번 아이패드로만 적던 필사와 다르게 하루하루

다른 글씨체, 쓰고 싶은 펜들, 그때그때의 감정이

더 깊이 새겨지는 마음이었다.


주로 사랑이야기로 이어지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게 힘이 되어준 이들, 그리고 힘을 낸 나 자신을 보며 더 단단해져야지. 아직 구워진 도자기가 되려면 멀었구나, 나는 아직도 물레 위에 있는 진흙에 불과할지 모르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나만의 작은 독서감상 메모들을 게시할 예정이다.

책을 잊지 않기 위해, 이 감정을 잊지 않기 위해


이토록 평범한 미래는 제목부터 굉장한 반어법이다. 이 책은 너무나 별난 미래들을 다룬다.

그래서 더욱 제목부터 가슴이 시리다.


간단하게 한 구절의 필사만을 남겨본다.


p.126

그러자 그가 몸을 일으키고 앉아 자신이 어떻게 그녀를 처음 만났는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우는 아이들로 소란스럽던 그 병원 복도에서, 그의 말이 잘 들리지도 않고, 알아듣기도 힘들어 얼굴을 찡그리던 자르갈에게, 이십 대 초반이 될 때까지. 그 존재조차 전혀 알지 못했던 두 사람이 서로 만나고도 사랑하게 될 줄을 알지 못하다가, 십 년 뒤에 다시 만나 사랑을 하고, 또 그렇게 몇십 년을 함께 살다가 헤어진 과정에 대해 그리고 그 시간이 얼마나 빨리 지나갔는지에 대해 눈 깜빡할 사이에, 마지 폭풍처럼 지나간 인생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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